프롤로그

나의 시절을 함께 지난 나의 노래들

by 유시환

'시절 인연'이라는 말이 있다.


어떤 일이나 만남은 준비되지 않은 때에는 오지 않고, 반대로 가장 필요한 순간에 조용히 도착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한다. 모든 인연에는 때가 있으니 그때가 아니면 만나지 못한다. 어떤 인연은 너무 이르게 와서 붙잡히지 않고 또 어떤 인연은 늦게 스쳐 지나가 의미로 남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가 만나는 '인연'이란, 반드시 나와 그 사람의 시절이 나란히 만나야 이야기가 되고 너와 나의 추억으로 남는다.


나의 시절들에도 그런 '시절 인연'같은 '시절 노래'들이 있다.


유독 그때의 나에게만 깊게 스며들던 음악들.

그 시절이 아니었다면 아무렇지 않게 흘려보냈을지도 모를 노래들이 그때의 나와 만나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있다. 어떤 가사 한 줄에는 마음을 널어 말리고, 어떤 멜로디는 이유 없이 중독되어 흥얼거리고, 곡의 탄생 비화에 나름의 의미를 덧대어 나의 노래들을 인생의 갈피마다 꽂아두었다. 잊고 지내다 우연히 어디선가 나의 '시절 노래'들을 만나면, 타임캡슐을 연 것처럼 그때의 시간들이 한꺼번에 쏟아진다. 기억은 늘 그날의 사건보다는, 좀 더 미화된 그 시절 감정의 방향으로 돌아온다. 그때는 다 놓쳐버렸던 장면 속의 사소한 것들이 하나하나 다르게 다가온다. 그날의 공기, 말하지 못했던 마음, 아쉬움, 풋풋함 같은 것들이 '추억'이란 이름으로 낭만이란 이름으로.


그렇게 잠시 잊고 살던 나의 '시절 노래'들을 기록해 보고자 한다. 음악적 해석이라기보다 그때의 내가 느꼈던, 혹은 그때의 나를 바라보는 지금 나의 시선으로 다시 그 시절에 잠시 머물러 보는 이야기 일 수도 있겠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