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아침부터 최부장에게서 매서운 눈초리를 느꼈다.
"왜 째려보는 거지?"
"내가 잘못한 것이 있나? 혹시 지난주 제출한 연차 때문인가?"
한 주 전, 내가 제안한 사업 아이디어가 선정되어, 우리 팀은 사업계획서 작성에 들어갔다.
미리 잡아둔 병원 예약이 있어서 양해를 구한 뒤 어쩔 수 없이 하루 연차를 낸 적이 있는데, 혹시 그것 때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창 프로젝트 준비로 바빠질 시기였지만, 미루고 미루다 잡은 예약이었기 때문에 빼먹을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내 추측이 정확한 것도 아니었다.
최부장은 점심이 되고, 퇴근 시간이 될 때까지 나를 노려봤다. 왜 그런 걸까? 평소 심장이 콩알만 한 나는 상대의 공격적인 태도를 느끼면 지레 겁을 먹었다.
직접적으로 이유를 묻거나 안색이 안 좋은데 무슨 일이 있으시냐고 물어봐도 될 것을, 종일 눈치만 슬쩍슬쩍 봤다.
어찌나 걱정을 했는지,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도 뿌연 창가에 최부장 얼굴이 비치는 듯했다.
“널 죽여버리고 싶어!”
“증오할 거야!”
“네가 미워! 정말 미워!!”
그는 독기가 가득 담긴 말들을 장전한 채 나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었다.
스트레스가 한도 초과된 나머지 이대로 집에 들어가면 잠을 못 이룰 것 같았다.
이럴 땐 예민한 성격 때문에 사소한 감정도 쉽게 느끼고, 빨리 떨쳐버리지 못하는 내 성격이 정말 싫다.
코인노래방에 갔다.
첫곡은 가호의 ‘시작’.
다음으로 쾌걸근육맨 OST인 '질풍가도'를 예약해 놓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었다.
"괜찮아, 다음날이면 괜찮아질 거야. 직장생활이 다 그런 거지 뭐."
하지만, 다음 날도 최부장의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나를 증오하는 눈빛.
멀쩡하던 사람이 왜 저러는 걸까?
이제는 정말 회사생활이 하기 싫어졌고, 회사를 나가면 무엇을 해야 하나, 조만간 백수가 되어버릴 자신을 상상하면서 이 세상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까지 치달았다.
그 생각이 지나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성적으로 두뇌 회로가 돌아가지 않았다.
그렇게 불안한 관계로 며칠이 더 지났다.
부장은 소금 간을 쳐놓은 포기배추가 숨을 죽이는 것과 같이 언제 그랬냐는 듯 눈빛에서 독기를 빼내고 있었다.
참 다행이지만, 그가 무슨 이유로 나를 증오한 것인지는 끝내 알 수 없었다.
그동안의 삶을 되돌아볼 때 특별히 잘못한 것이 없었기 때문에 쉽게 추측할 수 없었다.
확실한 것은 다른 사람에게는 친절한 태도를 보인다는 사실이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일로 며칠을 마음 졸이고, 나는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시기와 질투, 또는 증오라는 마음을 눈빛으로 쏘아붙이고 있지는 않은지 늘 거울을 보면서 확인했다.
간혹 매서운 눈매 때문에 노려보는 것 같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기 때문에 오해를 받지 않으려고 더 애썼다.
인사를 할 때도 앞니가 환히 보이도록 미소 짓는 것은 상대에 대한 배려였다.
그 습관을 과한 친절이라고 느끼는 이도 있었지만, 뼛속까지 초식동물의 성향을 지닌 나에게는 가장 마음 편한 방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