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여행은 두 번째였다.
아름다운 대관람차와 야경이 멋진 속초, 서핑객들의 천국인 양양, 호수빛 처녀의 순정을 간직한 춘천 같은 다른 강원도 여행지도 가보았지만, 강릉은 잔잔하고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감성적인 도시였다.
이번 여행은 새해 일출을 보기 위해 떠난 1박 2일간의 일정이었다.
한 해 마지막 날, 절친한 친구와 일찌감치 강릉행 고속버스에 올랐다.
동해바다로 떠나는 여행객들이 많아서 KTX 표는 구할 수 없었다.
그래서 대신 선택한 것이 고속버스였는데, 오히려 잘한 결정이 될 줄은 몰랐다.
고속버스를 타고 갈 때는 기차 여행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휴게소라는 즐거움이 있었다.
강릉행 고속버스는 횡성 휴게소에 멈춰 섰다.
출발 전부터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시더니, 내리자마자 오줌보가 터질 것 같다며 화장실로 달려간 친구 녀석을 기다려 주었다.
그런 후, 단 10분이라는 쉬는 시간이 주어졌다.
최대한 알차게 활용하기 위해서 재빠르게 소떡소떡을 시켰다.
떡은 겉이 바삭바삭. 깨끗한 기름을 썼는지 잘 튀겨진 소시지는 육즙이 터졌고, 양념과 허니 머스터드소스 조합이 골대를 향해 서 있는 공격수에게 제대로 맛깔난 볼을 패스해주고 있었다.
친구는 호두과자를 시켰는데,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속까지 따뜻하고, 팥 앙금도 부드러우면서 달달했기 때문에 마음이 포근해졌다.
버스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를 더 갔을까. 약 3시간이 걸린 여정의 끝 무렵, 언덕을 넘어가면서 멀리 강릉 경포대의 푸른 수평선이 눈앞에 펼쳐졌다.
와아- 저기가 강릉 바다인가 봐!
옆에 앉은 친구가 말했다.
아름다운 바다를 품은 도시의 모습에 입이 벌어졌다.
한강변을 달리는 드라이브를 하면서 느껴본 시원한 감정과는 또 다른 자유와 해방감이 가슴속으로 밀려 들어왔다.
기차표를 예매하지 못해서 택한 고속버스였지만, 오히려 기대하지 않은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멋진 찰나의 풍경을 머릿속 필름에 담은 채, 이윽고 터미널에 다다랐다.
세븐일레븐과 롯데리아, 강릉시 관광 안내소. 한적하고 고요한 지방 어느 도시의 버스 터미널과 비슷해 보였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괜스레 마음을 들뜨게 하는 바닷가 도시에 흘러넘치는 청춘의 냄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