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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asontobe Feb 22. 2017

교육의 미래

한국에서는 "입시"의 미래 (입시 = 교육 in 한국)이니까 ...

"오늘날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과거에서 온 부모가,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을, 현재에서 만나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가끔 교육에 관련된 강연을 요청받게 되면, 자주 사용하는 첫 슬라이드의 내용이다.

 

"아빠가 어렸을 때는..."을 입에 달고 살았던 기성세대를 고리타분하다 핀잔하며, 우리는 다를 것이다 호언장담하던 우리 세대도 부모가 되면 교육에는 "정답"이 없다는 현실에 직면하게 되고, 그때부터는 정답을 못 정해줄 것이라면 아이의 삶에서 잠재적 위험(Risk)라도 최소화해주는 것이 부모의 책임이라 합리화하며, 과거의 검증된 길들을 자녀들에게 소개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과거의 성공 공식이 작용할 확률은 나날이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미국 듀크 대학교의 캐시 데이비스 (Cathy Davis) 교수가 이야기한 것처럼 "오늘날 교실에 앉아있는 학생들의 65%는 아직 생기지도 않은 직업을 가지게 될 것"인 미래를 우리 자녀들은 살아야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부모들은 이렇게 질문한다. "그럼 미래를 모르는데 어떻게 합니까?" 


이 질문에 대해 답을 하려면, "교육"이라는 것이 "사회"에서 하는 기능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TED에서 유명한, 아니 TED에서도 유명한 영국의 교육학자 캔 로빈슨 (Ken Robinson)이 그의 강연 중에 이야기한 것처럼, 오늘날의 "학교"라는 시스템은 산업혁명 시절에 필요한 "숙련공"들을 수요에 맞추어 제때, 대량으로 공급하도록 설계되었다. (상세한 내용은 https://www.youtube.com/watch?v=zDZFcDGpL4U 참조) 간단하게 말하자면, 교육시스템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사회가 필요한 인재를 공급하는 것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교육시스템의 또 다른 특성 중 하나인 "보수성" 때문에, 그 조화가 항상 기민하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살펴보면, 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상"의 변화가 교육시스템의 "변화"에 주요한 동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유추해 볼 수 있다. 그러면, "인재상"은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어디든 일정 수 이상의 사람이 모인 조직에  존재하는 "또라이"의 총량은 동일하다.라는 "또라이 질량 보존의 법칙"이 우스개 소리로 회자되는 것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글로벌에서는 이미 "엔론 사태"와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도덕성이 결여된 엘리트 집단이 사회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했을 때 일어하는 문제들의 심각성에 대한 각성으로 기업의 윤리, 도덕적 경영, 지속가능 경영 등의 개념이 중요시되기 시작했고, 오늘날 대한민국은 너무도 뼈저리게 부도덕한 엘리트 집단의 만행이 초래하는 재앙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크게는 교육시스템 더 작게는 입시, 고시 위주의 인재 선발 시스템에서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지식(Knowlege)이 더 이상 개인의 소유나 차별화 요소가 아닌 사회, 지식보다 역량(Capability)이 중요한 사회로의 빠른 전환과, 기존 사회의 엘리트들이 초래한 문제점에 대한 각성이 더 해져서 오늘날의 사회는 그 어느 때 보다 새로운 "인재"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보수적인 교육시스템의 곳곳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서울대를 비롯한 국내의 주요 대학들이 이미 내신, 수능 위주의 정시모집보다 훨씬 더 많은 학생들을 다양한 수시전형에서 뽑고 있고, 이 경향은 해마다 강화되는 추세이다. 예측컨데, 입시에서 수능이라는 획일화된 시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 것이다. 대학입시의 이러한 경향은 수시 선발된 학생들의 전공 적응력 등 관련 지표들에 의해 지지받고 있다. 성적에 맞추어 전공을 선택한 학생과, 그 전공을 위해 수년간 준비해온 학생의 전공에 대한 태도와 역량은 다른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이러한 변화는 교육의 최첨단 영역인 에드 테크 (Ed-tech) 분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학습(Digital Learning) 영역에서도, 과거 문항의 정. 오답을 확인하고 평가하던 수준에서 정. 오답에 이르기까지 아이의 경향과 특성, 그 과정에서 얻어진 역량 등을 측정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실리콘 벨리의 기업들을 포함한 다양한 기업과 교육기관들에 의해 연구되고 있다.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인공지능 등 관련 기술의 발달이 이러한 경향을 가속화시키고 있음은 물론이다.


정리해 보자면, 지식과 평가 위주의 기존 교육은 곧 설자리를 잃을 것이고, 미래를 이끌 역량을 갖춘 인재들을 길러내고 찾아내는 방식으로 교육은 또 입시제도는 변화해 갈 것이다. 지식, 암기, 지능, 콘텐츠의 시대는 지고, 응용, 이해, 소통 그리고 플랫폼의 시대가 올 것이다. 


이런 시대에 부모로서, 우리는 여전히 안전한 길이라는 이유로 국. 영. 수, 특목중, SKY, 내신... 을 향해 우리 아이들을 내몰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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