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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asontobe Sep 04. 2020

스타트업에 필요한 리더

CEO & FOUNDER 관점에서 본 지극히 주관적인 글 :)

야심 차게 창업한 지 1년 하고도 8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에 회사는 9명에서 50명이 되었고,

고객은 5,000명에서 30,000명이 되었으며,

덕분에 매출도 늘고, 투자도 유치했습니다.


회사가 급성장하니, 좋기만 할 것 같은데, 고민은 더 깊어집니다.

그중 가장 큰 고민은 하고 있는 게임을 바꾸는 것에 대한 고민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에 대한 고민입니다.

게임을 바꾸는 것에 대한 고민은 다음에 좀 더 해보고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사람, 그중에서도 제가 볼 때, (그래서 지극히 주관적이라는 말을 제목에도 달았습니다.) 조직에서 리더라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야 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첫째, 스타트업의 리더는 다름을 열망하고, 새로움을 추구해야 합니다.

 

 모든 게 완벽한 리더는 없습니다. 특히, 매일 변하는 스타트업에선 더 그렇습니다. 분명히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던 스타트업이라 패기 있게 들어왔는데, 몇 달 만에 사업모델이 피봇 되고, 혹은 대규모 투자가 유치되면서 자기가 자신 있는 방식을 올드하다고 변화하라는 요구에 직면하게 되고...... 스타트업은 이런 게 일상입니다. 


 그렇다 보니, 사업계획을 짜고, 조직을 기획하고, 거기에 맞는 사람들을 찾는데 시간을 쓰다 보면, "어, 우리는 이런 조직 필요 없는데?"라는 소리를 들을 때도 있습니다. 


 이런 일은 "우리는 이런 회사다."라고 확고하게 정하고, 거기에 딱 맞는 사람들을 채용하려다 보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이런 리더들의 특징은 "대표님, 정말 사람이 필요해요."라고 하면서 기껏 어렵게 TO를 받아서, "자신과 비슷한데 어리고 일을 덜 잘하는 애."를 찾습니다. 그리고 그런 주니어가 들어오면, 자기 일 중에 허드랫 일을 내리고, 자기는 좀 우아한 일을 하려고 합니다. 이런 리더가 변화를 요구받으면, 변화가 너무 스트레스고 힘이 듭니다. 마치, 보병만 드글드들 한 육군한테, "어! 너네 이제 강 건너야 돼!"라고 했더니, 그때부터, 뭐가 필요한지 계획 짜고, 공지 올리고, 면접 보고, 그렇게 해서 어쩌다가 공대 박사가 하나 들어오면, 그 박사한테 오래 달리기 못한다. 팔굽혀 펴기 못한다. 구박하면서 튕겨 나가게 만드는 그런 조직을 만드는 리더가 이런 타입의 리더들입니다. 이런 리더들은 "곰탕만 반백년" 이런 느낌의 기업들에는 자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스타트업에는 절대 어울리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에 필요한 리더는 채용의 여유가 생기면, 자기가 못하는 재능을 가진 사람을 찾습니다. 본인이 전통적인 마케터라면, 뒤에서 숫자를 봐줄 그로스 핵커를 찾거나, 본인이 교육산업 출신이라면, 일부러 핀테크나, 게임산업 출신의 인물을 찾습니다. 익숙함에 편안해하기보다, 새로움에 자극받고, 그런 인재들이 들어오면, 노련한 여행 가이드처럼, 그 인재가 조직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들과 시너지를 내고, 서로 배우면서, 결국은 그 리더가 게임의 캐릭터처럼 Level up이 되어 어느새 다른 캐릭터가 되어 있습니다. 이런 리더들이 스타트업에는 필요합니다. 


둘째, 스타트업의 리더는 스스로 Closing 합니다.


 누군가가 본인에게 Closing을 확인하고 있다면, (임원이던 대표던) 본인은 스타트업에 적합한 리더가 아닙니다. 스타트업은 다 바쁘고, 각자의 책임을 져 주는 것이 아주 중요하기 때문에, 스스로 Close 할 수 있는 인원이 리더가 돼야 합니다. 대표가 방향을 제시하고, 협의해서 동의했으면, 스스로 Close 해야 합니다. 합의된 아이디어는 많으나, 대표가 챙기지 않으면 Close 안되고 사라지는 프로젝트와, 이벤트가 많다는 건, 그 조직에 제대로 된 리더들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Close란 법안의 의결처럼, 한번 Close 되면, 그 영향력이 살아 조직에 전달되고 있어야 합니다. 제도를 만드는 것은 Close가 아닙니다. 그 제도가 실행되고, 정착되어, 조직원들의 습관이 되고, 그래서 조직이 원래 계획했던 대로 발전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Close입니다. 어떤 사람은 숙제한 것을 Close라 하고, 어떤 사람은 시험에 합격한 것을 Close라고 합니다. 하지만 진짜 Close는 그 학문이 내제화 되어, 나를 업그레이드시켰고, 그래서 내가 다른 사람이 되었을 때, 그것이 진짜 Close입니다. 스타트업의 리더는 결정된 것을 집요하게 Close 해서 그 문제가 다시는 제기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셋째, 스타트업의 리더는 Connetor 입니다.

 

 스타트업의 리더는 조직의 울타리를 높이지 않습니다. 스타트업의 리더는 그 조직과 소통을 하고 싶을 때, 조직의 외부인원이 제일 편하게 말을 걸 수있는 사람입니다. 타 조직원이 그 조직과 소통하고 싶을 때, 그 리더의 눈치를 본다면, 아주 위험한 시그널입니다. 스타트업의 리더는 조직의 문제를 내부에서만 고민하지 않습니다. 회사 전체에 편안하게 고민을 공유하고, 그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어디에 누군가와 우리 조직을 연결 (Connect)해야 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습니다. 업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소통에 할애하고, "저 팀이 공유를 안해줘서 몰랐다." 라는 말은 나올 이유가 없게 평소에 Sync 합니다. "우리 조직의 숙제는 우리가 하는 것이고, 문제를 공유하는 것은 나약의 표시고, 내가 모르는 조직간 소통은 허락할 수 없다." 라는 마인드는 스타트업에선 없어져야 합니다. 스트트업의 리더는 조직, 사람, 리소스를 Connect 하는 Connector 여야 합니다. 



넷째, 스타트업의 리더는 공은 내리고, 책임은 본인이 가져갑니다. 


 스타트업은 너무 작아서, 정보를 차단하며 권위를 만드는 정치가 잘 통하지 않습니다. 성과가 나면, 누가 했는지 다 알고, 실패가 생겨도 누구의 과가 큰지 대부분 다 압니다. 그런 조직에서 대기업처럼, 신나고 재밌는 보고는 혼자 들어오고, 민망한 보고는 담당자와 같이 들어와, 대표와 자기를 우리로 엮어 핀잔을 주는 리더는 함께하기 어렵습니다. 공을 밑으로 내려도, 결국은 리더의 공이고, 책임을 본인이 지려해도, 대표는 누가 실수가 있었는지 모를 만큼 미련하지 않습니다. 사내의 정보에 민감하고, 그 정보를 본인에게서 차단해 파워로 삼으려는 리더는 빙하기의 공룡 같은 존재입니다. 





 대표의 가장 중요한 미션은 사람, 그중에도 자신의 짐을 나눌 수 있는 진정한 리더들을 확보하는 데 있습니다.


 이런 리더들이 있으면 대표는 비전, 전략, 펀딩, 네트워킹 등 회사에 훨씬 큰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일들에 시간을 쓸 수 있습니다. 그러면, 스타트업은 더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만약, 조직에서 리더들이 비슷한 사람들을 모으고, 공을 내세우며, 대표가 유일한 Closer라면, 그 조직은 스타트업이 아니거나, 스타트업이라면 당장 변해야 합니다. 


"스타트업에선 보통 대표가 제일 뛰어난 인재이다."라는 말은 창업 초기에 그것도 아주 잠깐만 그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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