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심삼일, 그게 어때서요? 전 이렇게 살랍니다.

늘 새로운 흥미를 찾아 떠나는 하이에나를 아십니까..

by 리본

"당신은 태생적으로 삶에 지루함을 많이 느끼는 사람이에요."


얼마 전 찾아갔던 어느 무당 선생님께서 나를 보며 한 말이었다. 타고난 에너지에 비해 쓸 곳이 많지 않아서 늘 재미가 없고 지루함을 느낀다는 이야기였다.


사실 집에만 있는 것이 좋고, 모든 것이 귀찮아서 에너지가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지루함을 잘 느낀다는 말에 틀림은 없다고 생각했다.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아 지루해', '아 재미없어', '아 무슨 일 안 일어나나?' 따위의 것이었으니 말이다. 특히 최근엔 이 증상이 조금 더 심해졌다. 연애마저 약 1년의 기간에 가까워지며 안정기에 접어들어, 나는 더 이상의 흥밋거리가 없던 참이었다.


내 마음의 생김새가 그런 것 같다. 쉽게 지루함을 느끼고,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새로운 것에 쉽게 흥미를 가지며, 또 다시 금세 질려버리는 가벼운 마음.

흔히 부정적 평가로 쓰이는 작심삼일, 그 단어는 마치 나같은 사람을 위해 태어난 듯 했다.

그런데 문득 그게 뭐 어때서?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저 무언가에 흥미를 느끼다가 그 것이 사그라든다고 해도, 내가 세상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었다.

대개는 진득하게 파지 않으면 무엇을 얻겠느냐 생각하지만, 딱 그만큼만 알아도 내겐 그 적은 양의 정보 또한 나의 일부가 되며, 데이터베이스로써 내게 축적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뭐, 꼭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내야하는가? 또 다시 그 흥미가 돌아온다면 멈추었던 그곳부터 이어서 관심을 가지면 될 터.

작심삼일, 그거 별로라지만 나는 스스로 아주 좋은 타이틀을 붙였다. 얕고 넓은 지식, 그게 내 캐릭터가 될 거라고!


이러한 정의를 계기로 무언가 흥미를 느끼는 것에 대해, 그게 단 몇 시간 짜리 흥미일지라도, 기억에 남기고 싶어졌다. 하여 앞으로 떠오르는 무언가가 있다면, 단 한 줄의 기록이라도 해보면 어떨는지 마음을 먹어본다. (이 다짐도 금방 흐지부지 될 것임을 안다. 작가세포가 일년에 3번 정도 부활하는 것 같다..)


흠, 며칠 전엔 지루함을 이기지못하고 돌고 돌아 결국 공부를 해보고자 하는 놀라운 마음이 생겨났다. (며칠 지난 지금은 사라진 마음) 과목은 외국어. 내게 그나마 흥미롭고 재미있는 분야인데, 이번엔 포르투갈어다.


시작도 못해보고 마음이 사라진게 웃긴데, 이게 나지 싶다. 그냥 이렇게 살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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