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적인 가르침은 그만하렵니다.

자폐 아이를 키우는 엄마도 제대로 된 부모 마인드가 필요한 이유

by 삶은 사람

아이를 믿어주세요.

믿는 만큼 자랍니다.

아이의 잠재력을 믿고 아이에게 맡기세요.

부모의 불안과 염려를 먹고 삽니다.


느 육아 전문가의 말처럼, 나 또한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얼마나 자연스럽고, 평화로운가.

충분한 사랑과 지지로 아이는 세상과 마주하고 도전할 힘을 얻는다.

스스로 시행착오 뒤에 깨닫고 성장하고 내적 동기로 성취하는 아이.

나도 그 길이 맞다고 생각하기에,

반 아이들 학부모님께 그렇게 말씀드린다.


하지만, 나의 말과 다르게

나는 그것과 너무나 괴리된 삶을 살았다.


아이의 삶을 재단하듯 하나부터 열까지 개입했다.

아이가 하는 문제들을 해결해야 할 솔루션으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낮춰야 하는지 고민했다.

아이에게 사랑을 얘기하지만,

정말 아이 그 자체를 존중하는지에 대해는 자신 있게 말하기 곤란했다.


아이를 존중하고 싶지만, 아이가 보이는 행동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제대로 성장하도록 제대로 도와주는 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성장하는 힘은 제 때 나오지 않을 것이며,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며, 그것이 아이를 힘들게 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헬리콥터맘이 되어 아이를 조종했다.


나의 불안이 아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아이가 개선되고 성장한 모습이 있어야

엄마 몫을 다한 것이라고 안도했다.

아이가 갑자기 보여주는 문제들은,

엄마로서 최선을 못한 것이라며 자책했다.


안도와 자책, 불신과 불안으로

스스로를 갉아먹었다.


직장생활이 바쁘다는 이유로 최근 2년 정도 아이에게서 조금 거리를 둔 적이 있었다.

너무 바쁘고 힘드니 아이에게 쏟을 에너지도 시간도 많이 않았다.

그냥 두는 날도 많았고,

심심해하며 주변을 서성이는 아이를 그냥 둘 수 없어

장을 보거나 요리를 하는 일이나 빨래를 널거나 갤 때 거들 게 했다.

주말에도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놀러 가느라,

아이를 따로 가르치지 못했다.


내가 하는 일들을 조금 나누는 것뿐이었는데,

주말에 시간이 잘 가는 활동들을 선택했을 뿐인데,

아이는 무척 좋아했고,

아이는 성장했다.

앉아서 가르칠 때보다 더 잘 알아듣기 시작했고,

앉아서 가르칠 때보다 더 편안해했다.


내가 가르친다며, 제대로 못 가르쳤기 때문이다.

가르칠수록 아이의 현재 수준에서 불안을 느꼈고,

그 불안은 순간순간 화가 되었고,

아이를 몰아세웠다.


내가 잘못 가르치고 있었다.
무엇을, 왜 가르쳐야 하는지 잊은 채
아이를 닦달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왜 이렇게 느리냐고, 왜 이렇게밖에 안 되냐고...



내 가르침은 언제부턴가 폭력이 되어 있었다.

아이를 제대로 보지 않고, 주변을 보며 가르쳤다.

자폐성 장애가 있는 다른 아이들의 폭풍성장을 보며 채근했고

그러지 못하는 아이에게 좌절하며,

아이가 할 수 있는 것, 아이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

엄마로서 체면을 차릴 수 있는 것을 가르치는 것에

혈안이 되었던 것이었다.



바쁘다는 이유로 가르치는 것을 내려놨던 시간 동안,

아이러니하게 나는 제대로 가르쳤고 아이는 제대로 배웠다.


비장애 아이들을 둔 엄마들과 나는 다르다는 이유로,

내가 다른 엄마들에게 바라는 모습과 반대로 행동하는 것에 대해

일말의 망설임도 없었던 것이다.

아이도 아이고, 나도 엄마였는데 말이다.


이제 아이를 보고,

아이를 믿고

아이를 위해 가르칠 것이다.

가르침을 위한 가르침이 아니라,


단 한 사람, 아이를 위한 진짜 가르침.

배우는지도 모르게, 삶에 스며들어

못하는지도 모르게, 아이의 수준에 맞추어

받아들이기 편안하게, 평화롭게


오늘도 그렇게 마음을 다지며 아이에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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