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삶은 사람 Feb 22. 2024

기쁨처럼, 슬픔도 나눌수록 커진다

슬픔 속 당신과 나의 공통분모, 더 이상 나만의 것이 아닌 슬픔

기쁨은 나눌수록 커지고,
슬픔은 나눌수록 작아진다.

라는 말이 있다.


걷잡을 수 없는 두려움과 패배감, 무력감에 좌절할 때

위로받고 싶어, 하소연하고 싶어

나의 슬픔을 종종 나누었다.


슬픔을 나눌수록 덜 슬플 줄 알았는데,

슬픔은 나눌수록 커졌다.


나의 슬픔을 당신도 겪었거나 겪고 있고,
우리가 슬픔을 나눌수록
슬픔은 더더욱 커져갔다.


당신 역시 과거에서, 혹은 현재에서

나의 슬픔과 비슷한 슬픔을 겪고 있었다.

당신은 나를 계기로 눌러왔던 슬픔을 다시 꺼내

하나씩 보여주었다.

여기저기 남아있는 상처와 눈물 자국은 선명했다.

나는 나의 슬픔에,

당신은 당신의 슬픔에 젖어 더욱 슬퍼했다.


슬픔을 나눌수록 더욱 커져 우리를 하나로 묶었다.

나만이 경험했을 거라 느낀 것들은,

당신도 경험하고 있었다.

그 공통분모가 부정할 수 없는, 직면 해야만 하는  슬픔이라는 것에 더더욱 좌절하게도 하지만,

당신의 지금처럼 나의 슬픔도 지나갈 것에 위안을 받는다.


슬픔의 늪에서 허우적대느라

아무것도 보지 못하는 지금 놓치지 않아야 할 게 있음을

당신의 슬픔이 알려주었다.


내가 슬퍼하는 건,

내가 극복하고 싶다는 것.

내가 슬퍼하는 건,

그만큼 아끼고 지키고 싶은 게 있다는 것.

내가 슬퍼하는 건,

지금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것.


나는 슬픔이 수동적으로 당해야 하는 상황이라 생각하고, 더더욱 슬픔에 집중하는 듯 슬퍼했다.

눈물을 거두고, 슬픔 속 나의 의지를 조금씩 본다.


그래.

마냥 슬퍼하기엔 너무 아까운 지금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위기가 힘이 되는 건, 당신이 주인공이어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