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도시의 첫인상, 익숙하지 않은 고요함
처음 이 도시에 도착했을 때,
나는 몇 번이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도시라고 하기엔 너무 조용했고,
사람들이 걸어가는데도 마음에 남는 움직임이 없었다.
모든 게 점잖고 흐트러지지 않아 낯설었다.
고향은 완전히 달랐다.
동해 바다와 공장 굴뚝이 함께 있던 곳.
큰 소음에 익숙했고, 그 소음 속에서 자라났다.
어느 계절이든 바람은 짰고, 공기는 거칠었다.
그래서 지금, 이 조용한 풍경은 오히려 더 요란하게 다가온다.
이 도시에서 새로운 일을 꾸리며, 어느덧 나를 대표라 부르게 되었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었지만,
하루하루가 결정을 걷는 일이라는 걸 요즘 들어 실감한다.
말수가 적어졌고, 웃음보다 숨이 더 잦아졌다.
사람들 앞에 서는 날보다,
아무도 없는 방에서 조용히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어릴 땐 활달한 편이었고,
무슨 일이든 앞장서고 말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바꿔놓은 건 환경만이 아니었다.
이제 나는, 고요 속에서 나를 다시 꺼내려 한다.
낯설고 조용한 이 도시에서,
나는 또 다른 내가 되어가는 중이다.
하루 중 가장 마음에 오래 남는 순간은
아무 소리 없는 오후,
혼자 주차장에 앉아 창밖을 바라볼 때.
그때만큼은 설명하지 않아도, 다짐하지 않아도 괜찮다.
침묵이 나를 흘려보내고 감싸준다.
이 도시가 아직 정겹지는 않다.
그렇지만, 조용히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곳이라면
이것으로도 충분한 시작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