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은 무료라는데

왜 어떤 마음은 갈아탈 수 없을까

by Rebuild HW

환승은 무료라는데

마음은 왜 항상 요금을 낼까.


우리는 방향을 바꾸는 데

그렇게 큰 용기가 필요하지 않다고 배웠다.

길은 많고, 선택은 자유롭고,

잘못 타면 다시 갈아타면 된다고.


그래서 나는 믿었다.

사람도 그렇게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어제의 마음에서 오늘의 마음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갈 수 있을 거라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사람은 노선처럼 단순하지 않았다.


어떤 관계는 끝났는데

감정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이미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발과

그 자리에 남아 있는 심장이

같은 몸 안에서 서로 다른 시간을 살고 있었다.


너는 가볍게 옮겨갔고

나는 여전히 같은 방향을 들고 서 있었다.


세상은 말한다.

선택은 자유라고.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추가 비용은 없다고.


하지만 마음은

자꾸만 같은 자리로 되돌아왔다.


몇 번이나 다른 쪽을 바라보려 했지만

결국 처음 서 있던 지점으로 돌아왔다.

마치 내가 모르는 사이

그곳이 종점이 되어버린 것처럼.


환승이 무료라는 말은

어쩌면 이동하는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남아 있는 사람에게는

아직 도착하지 못한 감정이

요금처럼 남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이미 떠난 방향을

조용히 들고 서 있다.

작가의 이전글91일째, 나는 구조를 다시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