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 없는 포옹:루카셴코-김정은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가 2년 전 내게 한 경고, 평양에서 현실이 되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김정은이 25일 평양에서 회담했다.

루카셴코 - 김정은 3-26-2026.png 김정은과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25일 평양에서 회담했다. (노동신문)


포옹하는 두 팔 사이로 수천 개의 작은 깃발이 흔들렸다. 바람이 흔드는 것인지, 공포가 흔드는 것인지 깃발들은 대답하지 않는다. 포옹은 따뜻해 보였지만 그 안에 체온은 없었다.


두 사내가 나란히 걷는데 그림자는 셋으로 보인다. 그 세 번째는 모스크바에서 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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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독재자가 평양에서 만난 오늘, 2년 전의 목소리 하나가 되살아났다. 벨라루스 외무장관이 평양을 찾았던 2024년, 나는 벨라루스의 야권 지도자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에게 물었다. 그녀의 대답은 짧고 날카로웠다.


"독재자들은 정권을 유지할 자원을 찾고, 국민을 통제하고, 시민을 탄압하기 위해 뭉칩니다."

"북한과 손을 잡을수록 벨라루스는 고립되고, 위상은 추락하고, 인권 유린과 불법 무기로 악명 높은 정권에 묶이게 됩니다."


2년 전의 경고다. 오늘, 평양의 레드카펫 위에서 그대로 실현됐다. 인터뷰 전문을 아래 옮긴다.


(치하노우스카야는 2020년 벨라루스 대선에서 루카셴코에 맞서 출마했다. 선거 후 리투아니아로 망명해 대규모 부정선거를 고발하며 승리를 주장했고, BBC와 로이터 등은 사실상 그녀가 이긴 선거로 평가했다.)


1. 벨라루스 외무장관과 대표단의 북한 방문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루카셴코의 외무장관(막심 리젠코프)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단순한 외교적 제스처가 아닙니다. 벨라루스가 민주주의 규범으로부터 더욱 멀어지고, 전 세계 다른 독재 체제들과 유대를 심화하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입니다. 이것은 분명히 자주적 외교가 아닙니다. 전 세계적인 '악의 축'을 구축하려는 러시아의 기도에 편승한 것입니다. 독재자들은 정권 유지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고, 자국민을 통제하며, 시민을 탄압하고, 이웃 나라를 향한 침략 행위에서 서로를 지원하기 위해 뭉칩니다.


2. 벨라루스가 북한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국가적 이익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국가적 이익과 독재자의 이익은 구분해야 합니다. 벨라루스의 진정한 국가적 이익은 독재자와 폭군, 러시아 같은 침략 세력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자유민주주의 세계와 연대하는 데 있습니다. 정권의 이익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살아남는 것입니다. 벨라루스 정권이 북한에서 얻으려는 것은 국제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무기, 기술, 경제 협력입니다. 정권이 값싼 북한 노동자를 벨라루스로 들여오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벨라루스 경제는 대규모 정치적 이민으로 인한 인력 유출로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결국 루카셴코 정권이 원하는 것은 자신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것입니다. 국제사회 대부분이 그와 거래하기를 꺼리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북한과 손을 잡을수록 벨라루스는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되고, 국가 위상은 추락하며, 인권 유린과 불법 무기 확산으로 악명 높은 정권에 얽매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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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두 나라 외무장관은 공동선언에서 "식량 안보, 교육, 보건 분야와 함께, 벨라루스산 식품의 대북 수출 및 전통 고려 화장품의 벨라루스 시장 공급을 포함한 특정 품목의 상호 교역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라고 밝혔습니다. 북한과의 교역 확대가 벨라루스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보십니까?

북한과의 교역 확대가 벨라루스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북한 경제는 폐쇄적이고 저개발 상태이며 강력한 제재 아래 놓여 있습니다. 어떤 무역 협정이 체결되더라도 그 범위는 제한적일 것이고, 난관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식량 안보, 교육, 보건에 초점을 맞춘다는 명분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북한의 경제·사회적 현실을 감안하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기 어렵습니다. 이번 행보는 실질적인 경제적 성과를 위해서라기보다, 활발하게 협력하고 있다는 외양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4. 북한이 벨라루스에 노동자를 파견할 가능성을 어떻게 보십니까? (향후 이 노동자들이 러시아 점령 하의 우크라이나 재건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북한 노동자가 벨라루스에 파견될 현실적인 가능성이 있습니다. 국제 제재를 우회하고 값싼 노동력을 확보하려는 두 정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노동자들이 러시아 점령 하의 우크라이나 재건 현장에 투입될 수 있다는 것은 심각한 우려 사안입니다.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벨라루스는 국제 분쟁과 국제법 위반에 더욱 깊숙이 연루되고, 우크라이나 국민의 고통을 가중시키며 지역 안정을 해치는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5. 루카셴코 정권이 벨라루스를 '유럽의 북한'으로 만들고 있다고 비판하셨습니다. 북한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인권과 불법 무기 문제를 중심으로)

루카셴코는 이미 벨라루스를 고립되고 낙후된 유럽의 북한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막아야 합니다. 어쩌면 루카셴코에게 북한은 하나의 모델일지도 모릅니다. 공포와 테러로 국민을 옭아매는 그의 방식은 북한이 수십 년간 자행해 온 것과 점점 닮아가고 있습니다. 불법 무기 거래, 핵무기로 세계를 위협하는 것 -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이미 북한에서 보아왔습니다. 벨라루스는 반드시 자유로워져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남북한 국민도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6. 미국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벨라루스와 북한의 협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미국과 유럽연합(EU)을 포함한 국제사회는 경계 수위를 높이고 공조된 대응에 나서야 합니다. 민주주의 진영은 제재와 외교적 고립을 통해 루카셴코 정권과 북한 정권 모두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이어가야 합니다. 민스크 정권은 불법 정권입니다. 루카셴코가 2020년 선거에서 패배하고 불법으로 권력을 탈취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새로운 악의 축이 형성되는 것을 결코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인권 유린에 눈을 감아서도 안 됩니다. 국제사회는 자유를 향해 싸우는 민주화 운동을 계속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탄압을 피해 탈출한 이들과 독립 언론을 지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억압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시편 2:1-3 "어찌하여 이방 나라들이 분노하며 민족들이 헛된 일을 꾸미는가...

에베소서 6:12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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