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에서 고음은 필수일까?

노래는 하고 싶은데, 용기가 필요했다

by 반향의 기록




노래방에 마이크를 잡고 앉으면 누구나 한 번쯤 고민에 빠진다.

"뭘 불러야 잘하는 것처럼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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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참 이상한 일이다. 우리는 놀기 위해 간 노래방에서조차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를 고민한다. 삑사리가 나면, 누군가 웃으면, 점수가 낮게 나오면. 괜히 불렀다며 민망해 한다. 내가 실수했다는 사실보다 남들 눈에 못난 모습을 보여 부끄러운 감정이 크게 다가온다. 타인에게 받은 부정적인 피드백에 상처받는 게 일상화된 사람들에게 노래방이란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어쩌면 당신도 그런 고민 끝에 이 글을 클릭했는지도 모른다. 노래방에서 멋지게 부르고 싶다는 마음과, 동시에 그 마음이 주는 부담 사이에서 머뭇거렸던 당신.


심지어 보컬 레슨까지 떠올렸다면, 정말 잘 찾아왔다 말해주고 싶다.








무대에 서는 사람은 따로 있다



무대에 서는 사람은 언제나 스스로를 해부하면서 산다.

오늘 목 상태는 어떤지, 가성이 올라가는지, 박자가 미세하게 밀리는 건 아닌지 수없이 점검한다. 공연이 끝나도 마음은 끝나지 않는다. 누가 박수를 쳤는지보다 누가 시선을 돌렸는지가 더 오래 남는다. 피드백 하나에 기분이 무너질 수도 있고, 그 한마디가 연습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음악을 업으로 삼는다는 건 그렇게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 의심하고, 다시 쪼개고, 다시 조립하는 일이다. 피드백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무관심보다는 날카로운 비평을 바란다. 창작자가 칭찬을 경계하고, 차가운 비방에 아무렇지 않아진다는 건 당연히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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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던 일을 진로로 정하는 순간 가장 처음 체득되는 마음 가짐은 부끄러움이다. 이제껏 자신이 해온 결과물이 어떤 단점을 가지고 있는지 마주하고, 그걸 외면하거나 포장하는 게 아니라 직접적으로 맞닥뜨리고 해결해야 된다. 그런 과정이 쉬운 일은 절대 아니기에 사람들은 ‘좋아하는 걸 취미로만 남겨라’라고 말한다. 내 결과물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지 말지는 그 다음의 과제다.


음악은 그러한 과정과 노력의 집합체다.

가수들은 안 보이는 곳에서 끊임없이 연습을 하고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적다. 하지만 가수도 똑같은 사람이다. 자신의 노래가 사람들한테 어떻게 들릴지 걱정하거나, 우스운 꼴이 되지 않을까 고민하거나, 실수가 너무 크게 부각되어 앞의 퍼포먼스가 묻힐까 걱정하는 마음은 모두 같다. 공연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은 그 과정을 견디기 위해 많은 걸 포기하고 또 수없이 연습하며 살아간다. 그들의 노력은 무대 위에서의 완벽한 퍼포먼스를 위해 끊임없는 연습과 자기 관리로 이어진다.


어린 시절부터 반주 없이 노래를 부르며 호흡과 발성 훈련을 했고, 아파트 스토브 위에 턴테이블을 올려놓고 밤낮을 잊으며 연습해왔다. 작은 클럽에서 공연하며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나간 이 사람, 현재 그래미 어워드 4관왕을 기록하며 시대를 풍미하고 있는 가수, 레이디 가가이다.



사람들은 너무 많은 고민을 짊어지려 한다



직장은 일과 사회생활을 둘 다 잘 해내야 하고, 건강을 위해 운동은 필수라 말한다. 삶이 즐거워지기 위해 취미생활을 하려면 빠듯한 시간을 쪼개야 하고, 취미생활의 즐거움은 "이왕이면 잘" 해야 된다는 강박에 빠지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춤을 추는 등 여러 활동을 하더라도 그걸 공개적인 장소에서 말하는 일은 잘 없다. 말하는 순간 평가의 잣대에 오르게 되니 말이다.


노래방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에는 노래방에서 고음을 잘 부르기 위한 해결책을 찾거나, 노래 실력이 급격히 향상되는 비법을 기대한 이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그래서 보컬 학원이 늘 수요를 얻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런 고민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음치 클리닉을 운영하는 이비인후과가 있을 정도다. 그만큼 사람들은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다. 하지만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건 그런 기술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당신은 무대 위에 서 있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의 삶은 무대 밖에 있다.
그래서 그 고민은 당신의 것이 아니다.



무대 위의 사람이, 무대 밖의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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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접하는 노래와 수많은 무대는 이미 당신들이 노래방에서 한 번쯤 고민했을 내용들을 수없이 속으로 삼키고, 연마하며 만들어간 작품이다. 창작자들이 그런 고민을 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대중이 작품을 좋아해줬으면 해서.


그러니까 그렇게까지 잘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당신들의 음악은 평가받기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노래는 시험이 아니고, 자격도 필요 없다. 고음이 안 나오면 음을 낮춰 부르면 되고, 가사를 까먹으면 웃고 넘기면 된다. 오히려 어설픔 속에 진심이 묻어나기도 하고 그 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을 수도 있다.


사람들이 노래방의 마이크를 든 이유는 잘하려고가 아니라 즐기고 싶어서여야 한다.

그 마음이면 충분하다. 우리는 그 마음을 이해하고, 환영하고, 응원하는 입장이다.




그러니 그 모든 부담은 여기에 놓고 가라.

음악 앞에서는 자유로워도 괜찮다.






Credits
Writers Choi Ahra, SeukA
Layout Design Park Minjae
Editor H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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