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내용과 들었던 생각에 대해 훗날 내가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기록을 남기기 시작했다.
정치 글을 쓰는 이후로 눈에 띄는 것은 단연 '좋아요' 수다.
그 알림이 확연히 줄어든 것을 느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여러 사람들이 나를 차단했을리라 생각한다.
이렇게 소외되는 것은 아닐까'라며 흔들릴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마다 내게 힘을 주었던 것은 프로필 상단에 고정해 놓은 글이었다.
프로필 상단에 고정해 놓은 글 (2024.02.19)
나에게 스레드란 어떤 공간이고 싶은가.
평소에 나에게 스레드란 일기장과 같은 하루하루에 대한 성찰과 깨달음에 대한 기록의 공간이고 싶다.
그렇기에 내 스레드는 되도록이면 많은 공감을 받지 않았으면 하고 잘 알려지지 않았으면 한다.
그저 있는 그대로의 일상과 내가 중심이 되는 글을 쓰고 싶다. 현재까지는 내가 기존에 원하던 대로 잘 진행이 되고 있으나 마음속 한편에서는 내 스레드가 기록의 공간에서 공감을 받고자 하는 욕망의 공간으로 바뀌지 않을까 두렵기도 하다.
그동안 스레드를 비공개로 돌리고 시작해 왔던 것도 내가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 '기록을 목적으로 스레드를 이용하는 사람들'만 글을 봤으면 했고 그렇게 이 공간의 용도가 내 생각을 기록하는 곳으로 유지되었으면 했다.
그럼에도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특히, 이 Threads라는 곳은)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을 접하기에 너무나 좋은 공간이고 '사람은 완벽할 수 없고 따라서 늘 새로운 것을 보려고 들고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나에게 신뢰할 수 있는 사람만 글을 보고 댓글을 쓸 수 있게 하기에는 이 공간의 활용도가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내 스레드를 공개로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이 공간이 "서로가 겪고 본 것이 다를 수 있다는" 존중을 기반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각자 다른 경험을 해서 서로에게 가까이 가지 못할 뿐이지 내가 겪지 못한 다른 사람들의 경험에 경청하다 보면 서로의 목소리에 조금씩 가까이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을 들어보고 잠시라도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볼 수 있다는 것은 Threads에 특화된 기능이자 장점이 아닐까.
"나는 무엇을 위해 스레드 시작했던가."
그 질문 다시 던져보면서, 나는 그간 자신이 해왔던 답을 떠올릴 수 있었다. 성찰과 깨달음에 대한 공간이라고 하지 아니던가. 내가 중심이 되는 글을 쓰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나를 기록하기 위한 발자취로 삼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렇다. 지금 나는 그 누구에게도 내 글을 맞춰서 쓸 생각이 없다. 타인에 입맛에 맞는 글을 써가면서 '좋아요'를 구걸하느니, 차라리 그렇게 고립되는 것이 낫다. SNS를 시작하면서도 '좋아요'에 목메지 않겠다는 각오 정도는 했고, 다른 이의 나팔수가 되지 않는 활동을 하겠다는 그 의지는 지금도 여전하다.
중요한 것은, 어딜 가든지 "나 자신의 모습을 잃지 않는 것"이다. "스스로의 생각을 기록으로 남기는 행위만큼 내게 소중한 것은 없다." 진실된 생각을 기록할 수 있는 주체는 오로지 자신뿐이다.
제 아무리 나와 비슷한 성향의 사람이 있다고 한들, 무엇을 믿고 그들의 생각에 나를 맡길 것인가. 그간 나는 소신껏 살아왔고, 합리적인 선택으로 이득을 보기 위해서 내 소신을 저버린 기억이 없다. 그렇게 기회를 잃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내가 소신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합리적인 선택이 어두운사회를 밝혀주는 빛이 될 수 없다"는 나만의 강한 신념이 있기 때문이었다.
그간 나는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충돌이 발생하는 상황들'을 적잖게 봐왔고, 그렇게 소신을 저버리면서 가장 먼저 외면당한 것은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이었다. 학창 시절에 나도 그러한 층에 속해 있었고 그 속에서 고군분투하면서, "내가 훗날 이 구석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면, 저들과는 다른 내가 되어야만 해"라고 굳게 결심했었다.
사회문제에 대한 인식을 하고 그에 보다 나은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려면 '자신이 해온 행실'에 대해서 면밀히 알아보고 그 경험에 입각해서 보다 나은 대안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가장 좋은 활동은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는 것'이고 그 활동에 추진력을 가하기 위해 선택한 사회적 장치는: 유저들 간에 상호작용이 있고 텍스트가 기록으로 남겨지는 SNS라고 생각했다.
소셜미디어 활동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SNS은 사람의 관심사를 기반으로 하고 정치에 대한 글은 수요가 낮은 편에 속한다는 것이다. 총선을 앞둔 선거 기간에나 정치에 대한 글이 피드에 많이 보이지, 평소에는 그러한 글을 찾아볼 수 없다.
중도의 위치에서 정치글을 쓰면사람들에게 소외되기 쉽다고 느낀다. 나를 '정치병자'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내 글에 대한 수요는더욱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 10명, 100명, 1000명, 그 이상이 나를 차단한들, 내 활동에 변화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내 글이 거슬린다면 하루빨리 차단해 달라. 그들이 애써 보기 싫어하는 글을 피드에 올라오게끔 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원하는 글을 받아 적을 생각은 더더욱 없다.
'소신을 저버리면서까지' 누군가에게 나를 맞추려고 한 적은 없었다. 그간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