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_토론토에서 101명 만나기
"우리도 그려주면 안되나요?"
금발의 인상 좋은 중년의 아주머니가
두 명의 소녀와 함께 나타났다.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려고
아이스크림 트럭에 줄을 서 있다가
네팔 꼬마의 그림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꼬마의 그림을 보고 한달음에 달려왔지 뭐유.
호호호호.
이 프로젝트의 목표가 100명을 만나는 거라면서요?"
"아니요. 101명이요."
"잘 됐네. 우리 애들은 쌍둥이라우.
호호호호호."
아주머니는 소녀들의 어깨에 손을 얹더니,
내 앞으로 들이밀며 쾌활하게 웃었다.
마침 아까 그 네팔 꼬마의 아빠가
아이스크림을 들고 지나가면서 인사를 건넸다.
아주머니가 그에게 손을 흔들며 이야기했다.
"아이고. 고마워유.
덕분에 우리 손녀들도 그림을 갖게 됐지 뭐유."
소녀들은 쌍둥이 자매였다.
국적을 묻자, 아이들의 가족 계보가 나왔다.
"사실 정확하게 뭐라고 딱 말하기가 힘들어요.
나는 캐내디언이지만,
아버지는 레바논 출신이고, 어머니는 폴란드.
더 위로 올라가면 이탈리아,
그 위의 조상은 그리스 출신이거든요.
제 남편은 자메이카 출신이고요.
손녀들은 자메이칸 차이니즈예요."
"손녀요? 딸들인 줄 알았어요."
"호호호호. 아들이 일찍 결혼해서 그렇다우.
내가 아직 할머니 되긴 젊은데... 호호호호.
얘들아 밝게 웃으렴~"
아주머니는 무척 수다스러운 동시에
태양처럼 밝은 에너지를 내뿜는 사람이었다.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주위를
따뜻하게 만드는 그런 사람.
"아이고 멋져 부러~
정말 고마워요."
"하하. 뭘요. 그림이 마음에 드신다면,
제 초상화도 그려주실 수 있나요?"
"아... 이를 어쩌지...
나는 그림을 못 그려요.
학창 시절 이후로는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거든요."
"그림에 정답이 있나요?
연필은 쥘 수 있으시죠?"
"그럼요~."
"연필을 들 힘만 있다면,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어요.
한번 도전해보세요."
"호호호. 말씀 참 재미있게 하시네.
그럼 한번 해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