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9 토론토에서 101명 만나기
Culture Days에 참여할 장소를
고민하던 나에게 Melanie는
벨우드 공원에 가보라고 조언해주었다.
그러고 보니 Luke도 벨우드 공원을
추천했던 기억이 났다.
"예술가들이 많이 모여드는 곳이니까,
분명 너에게 도움이 될 거야."
벨우드 공원, Trinity Bellwoods Park는
Queen Street West,
토론토 다운타운에서 가까운
Kensington Market 근처에 위치해 있었다.
Kensington Market은
우리나라의 홍대와 비슷한데
서쪽으로 갤러리 거리가 이어져있어
예술적 감성이 넘치는 곳이다.
Kensington Market을 상상하며
찾아간 벨우드 공원은 예상외의 모습이었다.
히피들이 누워있고,
예술가들이 그림을 펼쳐놓고
혹은 연주나 공연을 하며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을 상상했는데...
푸르른 녹음이 드넓게 펼쳐진
도시 속의 작은 숲이었다.
어린이 놀이터와 강아지 운동장,
수풀이 우거진 산책로와 넓은 잔디밭.
철마다 나무 심기, 파머스마켓, 아트페어 등의
이벤트가 개최되고 많은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찾는 쉼터 같은 곳이었다.
많은 예술가들이 찾는다니,
일상을 벗어나 자연 속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닐까 싶다.
공원의 수풀 더 안쪽에는
그만의 역사가 숨어있었다.
현재는 공원 입구의 건축물이
그 역사를 말하고 있다.
Trinity Bellwoods Park는
군사보호지역의 개울이 있던 자리였다.
1801년 영국 육군 중령인 Samuel Smith가
이곳을 사들여 사유지가 되었고,
1851년 현재 공원 대지의 대부분을
스코틀랜드계 캐나다인인 John Strachan이
구입하여 'Trinity College'라는 사립학교를 세웠다.
성공회 주교였던 그는 토론토 대학이
세속화되어간다고 판단하여
1852년 성공회 대학인
'Trinity College'를 개교하여
영국 성공회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힘썼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1904년 토론토대학과 연합을 맺었고
1925년 매매되면서 학교 위치만 남게 된다.
원래 건물들은 토론토시가 사들였고
나머지는 1950년대 초 파괴되었다.
현재 건물을 축조했던 돌과
철문은 아직도 남아있다.
고딕 양식을 모방한
Gothic Revival Style로 지어진
'Trinity College'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공원을 천천히 돌면서 산책을 시작했다.
나무 그늘 아래 누워 낮잠을 즐기는 사람,
나무에 기대앉아 책을 보는 사람,
풀밭에 돗자리를 깔고 도란거리는 연인들,
미끄럼틀과 그네를 타는 어린이들...
여느 공원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하지만 그 풍경 안에는
다른 곳과 다른 뭔가가 있었다.
공원 안으로 들어갈수록
감각이 무뎌짐을 느꼈다.
짙은 녹색과 푸른 하늘,
그리고 신선한 바람과
청명한 공기.
숨을 들이쉴 때마다
내가 나임을 잊고
시공간을 초월하여
자연에 동화되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은 차가운 짙은 초록의
느낌으로 기억된다.
그리고 그 무한한 초록의 끝에
Britney가 걷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