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_토론토에서 101명 만나기
오늘의 목적지는
Yonge-Dundas Square.
'토론토의 타임스퀘어'라고 불리는 광장으로
서울의 명동 같은 번화가이다.
쇼핑의 메카인 Eaton Center와
Hudson Bay, Winners 등의
다양한 쇼핑몰이 근방에 운집해 있어
쇼핑객들과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Yonge Street를 따라
온갖 페스티벌과 이벤트가 열리고
항상 사람들로 북적댄다.
Nathan Phillips Square가
잔잔한 재즈바 같은 곳이라면,
이곳은 락 콘서트장 같은 느낌이다.
오늘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새로운 방법을 시도했다.
상상해보라.
친구와 명동을 거니는데,
어느 외국인이 다가와
대뜸 초상화를 그려주겠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마음을 굳게 먹고,
벤치에 걸터앉아 연신 담배를 태우던
백발의 노인에게 다가갔다.
"Excuse me."
그는 담배를 든 오른손을
벤치 밖으로 쭉 뻗어
손가락으로 담뱃재를 털며
나를 바라보았다.
"토론토에서 최고로 좋은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게 뭐하는 거요?"
"지금 설문조사를 하고 있어요."
"글쎄... 뭐... 물어보든지..."
Edward Novack.
그의 이름이었다.
"예전의 토론토는 지금과 많이 달랐어.
올드타운이 내 집이었는데,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지."
71세의 은퇴자인
그는 올드 토론토에서 태어난
토론토 토박이였다.
진짜 Torontonians을 만난 것이다.
그는 St. Lawrence Market 근처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했다.
"토론토에 오래 사셨으니까
잘 아실 것 같은데요.
토론토에서 이게 최고다라고
생각하는 거 있으세요?"
"음... 혹시 락 좋아하니?
저기 락카 제가 예전에 한창 날리던 시절이 있었는데...
친구들이랑 가서 신나게 흔들고... 여자도 만나고 말야...
나에겐 하드락 카페가 토론토 최고의 보물이야."
카페에 대한 추억에 젖은 듯한 그는
하드락 카페를 가리키며 신나게
떠들다가 나를 바라보았다.
"근데 왜 그걸 묻는 거야?"
"사실은..."
사실은 초상화를 그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괜찮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리고 왜 초상화를 그리는지 물었다.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했더니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래... 캐나다는 이민자의 나라지.
넌 여기서 세계 각지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을 거야.
20세기 초인가.... 그럴 거야. 이민법이 바뀐 게.
그때부터 이민자들이 여기 모여들기 시작했는데...
그땐 Bay Street 인근에 오두막을 짓고 살았어.
2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유럽이나 아시아에서
피난민들이 몰려들고 1960년대 이민정책에서
인종 구분이 사라지면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지.
지금은 캐나다 제1의 도시로 성장했어."
아쉽게도 짧은 영어실력으로는
많은 것을 물어볼 수 없었다.
아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영어가 짧았다기보다는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는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더 컸던 것 같다.
시작을 하면 어떻게 하든 끝을 보던 성격이...
그렇게 일을 하던 습관이...
몸에 배어서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즐길 줄 몰랐던 것 같다.
아쉽게 이야기를 마무리 지으며,
토론토에서 싫어하는 게 있냐고 물었다.
"토론토에 그런 건 없어.
Vancouver가 살기 좋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는 내 고향 토론토가 제일 좋아. 허허.
너도 여기서 좋은 추억 많이 쌓길 바래.
행운을 빌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