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8 토론토에서 101명 만나기
Moha는 손목에 꽤 멋진 시계를
차고 있었다.
지금도 Moha를 떠올리면
그 시계부터 기억이 나는데...
그렇게 빛나는 시계는
처음 보았기 때문이다.
시계를 더 자세하게 보고 싶어서였을까?
나는 의식과 무의식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의 시계를 계속 쳐다보았다.
남자들이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눈길을 떼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내가 뭔가에 홀린 듯
그의 시계에서 눈을 떼지 못하자,
그의 사촌 형인듯한 남자(화살표)가
나를 힐끗 쳐다보더니
시큰둥한 표정으로
Moha에게 자리를 재촉했다.
아마도 나를 빨리 떼어내려고
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시계에 관심을 갖고
접근했다고 오해한 것 같다. 하하.
맙소사.

이게 문제의 그 시계이다.
사진에 잘 나오지 않았지만,
금색 테두리에 다이아몬드가 콕콕 박혀 있고
시계판 또한 굉장히 화려하며
손목을 다 가릴 정도로 컸다.
어떤 브랜드의 무슨 시계인지
지금도 궁금하다.
Moha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스무 살의 청년이었다.
멋진 외모와는 달리,
말을 걸면 눈을 잘 쳐다보지 못하고
어쩔 줄 몰라했다.
말 수가 적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탓에
많은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가 초상화를 그리는데
거부감을 갖지 않은 것이
참 신기한 일이다.
그렇게 내성적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자신이 그린 내 초상화를 보여주며
부끄러워 스케치북 뒤로 숨어버린
Moha.
완성된 그림을 교환하는데,
아까 그 사촌 형인듯한 남자가 다가와
내가 그린 Moha의 초상화를 보더니
의외라는 표정으로 한마디를 던졌다.
"너 화가 맞구나."
그래 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고.
시계 도둑이 아니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