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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환 Feb 23. 2022

#11. 삶의 기술

로마의 현자 에픽테토스에게 배우는 슬기롭게 사는 법

삶의 기술
샤론 르벨


먼저 자신을 향해 앞으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 이야기하십시오. 그리고 해야 할 일을 하십시오.
진정한 철학은 이국적인 제의, 신비의 예배, 기묘한 믿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또한 추상적인 이론이나 분석에 머무는 것도 아닙니다. 철학은 물론 지혜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철학은 훌륭한 삶을 사는 기술입니다.
관습을 의심하십시오. 자신의 생각에 책임을 지십시오. 검증되지 않은 습관의 미혹에서 깨어나십시오.


철학자 에픽테토스의 말을 작가의 방식대로 엮은 '삶의 기술'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지녀야 하는 삶의 태도를 보여준다. 에픽테토스와 관련된 로마의 철학, 스토아학파 등도 같이 설명하면 좋겠지만 관심만 많을 뿐 제대로 철학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서 내가 책을 읽고 느낀 것 들을 나의 삶과 연관 지어 독후감을 쓰고자 한다.


#정신적 가치가 물질보다 앞서기 위해서.

에픽테토스는 물질적인 것들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하지만 나는 물질에 찌들어버린 현대인이라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 깊숙이 받아들이지 못한 부분이 많다. 물질적인 것과 외형적인 것을 추구하지 않으면서 내면의 세계에만 몰두할 수 있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에픽테토스의 뜻을 완전히 따르고 행하기에는 소유하고 싶은 물질이 많다. 내면의 지혜를 쌓고 모든 일에 태연하고 싶지만 주식이 파란 물결 속에 있으면 마음이 쓰라리고, 덕을 비축하고 싶은 만큼 좋고 넓은 내 집을 갖고 싶은 마음을 떨쳐낼 수 없다.


내적인 요소들과 외적인 요소들 모두를 포기하고 싶지 않은 나이기에, 나는 이 둘의 밸런스를 잡기 위한 나만의 삶의 기술을 터득해 나가고자 한다.


#이 순간을 소중하게 여겨라.

"이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십시오.

이 순간의 특수한 상황에 몰두하십시오. 이 사람에게, 이 도전에, 이 행동에 반응하십시오.

회피하지 마십시오. 필요 없는 고민을 하지 마십시오.

이제 진정으로 살아야 할 때입니다. 이제 당신이 놓이게 된 상황을 온전히 살아내십시오. 당신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방관자가 아닙니다. 참여하십시오. 노력하십시오."


"삶의 기술에서 재료는 당신 자신의 삶입니다. 위대한 것은 갑자기 창조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최선을 다하고 늘 친정하십시오."


살아가다 보면 회피하고 싶고 방관하고 싶은 일들이 많다. 그 일이 나에게 닥친 일 일지라도 말이다. 이 순간, 즉 매 순간을 소중히 여기고 회피하지 않고 맞설 수 있는 체력과 용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 인간관계에 대해서 회의가 많다. 상대방의 생각은 내가 온전히 알 수 없기 때문에 제쳐두고, 스스로에 대해서 실망스럽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충분히 대화로 풀 수 있는 상황에서도 그 불편한 대화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내가 상상이 가서 이리저리 도망 다니기 일쑤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부끄럽지만 이제부터라도 회피하지 않고 대면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겼다.


삶의 기술이 베이킹의 레시피처럼 필요한 재료와 정량이 정해져 있고 순서가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싶다. 하지만 삶의 재료가 나 자신의 삶이라는 것은 필요한 재료도 제각각이고 정해진 양도 없으니, 그만큼 변수가 많아 불안정하게 다가온다.


에픽테토스가 말하는 삶의 기술이란 자신의 삶에 온전히 능동적으로 뛰어들 수 있는 용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너무 마음 쓰지 말고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을 통해 개척해 나아가는 것이 삶을 잘 살아가는 비법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분명히 정하라.

"정확히 어떤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어떤 부류의 사람이 되고 싶습니까? 당신의 개인적 이상은 무엇입니까? 누구를 존경합니까? 존경하는 사람의 어떤 특질을 당신 것으로 만들고 싶습니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분명히 정하라'는 한 소제목 중 하나인데, 이 챕터만 3번 정도 읽었다. 위에 쓴 질문 중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는 나 자신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나는 평소에 하고 싶은 일이 명확하고 그것들을 행하기 위해서 항상 노력해 왔다고 생각했으며, 주변인들도 나에게 성실하게 본인 할 일을 잘 찾아간다고 말해주었기 때문이다.

책을 덮고 빈 종이에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한 마인드 맵을 그려보았지만 두리뭉실할 뿐 정확히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확고한 나의 이상은 없었다. 스스로는 소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흘러가는 삶 속에서 우유부단한 면이 많았던 것 같다.


이번에 받은 충격은 지금까지의 나를 되돌아보게 하고 앞으로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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