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물고기 | M87수인
나도 모르게 수아의 웃는 얼굴을 보며 막막했던 일들이 별일 아닌 듯이 느껴졌다. 마고는 신이 나서 하얀 돌로 땅따먹기 판을 그리기 시작했다. 곧 정말 정말 큰 땅따먹기 판이 그려졌다. 우리는 물길을 막기 위한 돌 언덕을 중심으로 마주 보고 서서 뒤로 돌을 던지기 시작했다. 크나큰 돌은 마고가 던졌고 나와 수아는 작은 돌멩이들만 던져가며 놀았다. 정말 놀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마고는 어느새 그 큰 돌들을 다 뒤로 던져 흩뜨려놓았고 아주 작은 돌들만 수북했다.
“이제 됐어. 너네는 다른 마고를 만나야 해. 이곳은 내가 할게. 너네랑 같이 땅따먹기 하니까 긴 시간 동안 돌을 쌓을 때랑은 달리 정말 빨리 옮겼어. 그때는 단 하나를 옮겨도 화가 나서 옮기다가 집어던지고 다시 옮기고를 반복했거든. 그런데 지금은 마음이.. 그러니까. 마음이 시원해.”
마고는 놀이를 시작하기 전 수아의 표정만큼이나 행복해 보였다. 그러고 다시 보니.. 돌밭의 마고는 호수의 마고보다 키도 더 컸다.
“이 물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면 마고를 만날 수 있을 거야. 아무리 돌을 치워도 물은 약간 스며드는 정도만 차오를거야. 그래서 너희는 반드시 동굴의 마고를 만나야 해. 동굴의 마고가 있는 곳이 물이 솟아나는 곳이거든. 물고기들을 살려줘. 호수에 물이 다시 차오를 수 있게 해 줘. 그리고.. 돌을 함께 옮겨줘서.. 내게 와줘서 고마워.”
수아는 마고를 다시 안아주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도 마고를 꼭 안아주었다. 그 잠깐의 놀이만으로 이런 익숙함을 느낄 수 있을까 싶지만 정말 그러했다. 마고의 품에서는 이전부터 알고 있던 그런 냄새가 났다. 어쩌면 수아에게서 맡았던 익숙한 냄새가 잠시 배어든 걸까?
우리는 다시금 길을 나섰다. 점차 땅에 스며들고 축축해지는 물길을 따라서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