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하철역 앞에서

by 강흐름


아직 스무 살도 안된 한 소년이
지하철 역 앞에서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소년의 손이 오기도 전에
전단지를 받기 위해 내손이 먼저 나간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다들 그랬다.
아저씨도 아주머니도 다른 누군가도
다들 나처럼 전단지를 든 소년의 손보다
그들의 손이 먼저 나왔다.
불과 삼분 전에 미어터지는 지하철 칸에서
살기를 느꼈던 것과는 정반대의 온기였다.
고작 몇 분 사이에도

이렇게 정반대의 온도가 느껴지는데

하물며 내 인생의 시간을 두고 보면
과연 영하 몇 도에서 영상 몇 도까지를

왔다 갔다 할까?

차가운 온도에 떨고 있는 내 모습만

나의 전부라고 여기지 않기를.
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