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내 짐을 풀지 않는 것,
아니 어쩌면 풀지 못하고 있는 것.
나 또한 빨대 꽂는 딸이 되는 것 같아 집에 내려가는 게 삼시 세끼 챙겨 먹는 것보다 더 벅차다.
딸 얼굴 자주 봐서 좋다고 웃어넘기는 아빠의 대사마저 어디서 많이 듣던 말.
인형 뽑기를 하는 씬이 이토록 슬프게
느껴질 줄이야.
'안될 수도 있는데
될 수도 있을 거 같아서'
라는 말의 힘을 나 또한 믿어보고 싶다.
간절히.
내 손으로 꿈을 접어버렸다고 생각하는 요즘.
괴로울 정도로 치열하게 해보지 않은 것 같아 그게 더 쑤신다.
고집스레 연극을 쥐고 있었지만 이내 어느 작은 사무실에 취직을 하려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나는 조용히 입술을 더 깨물었다.
당장 출근하라는 말에 어떠한 기쁨도, 어떠한 반가움도 없는 표정.
지금 내가 잘하는 건가 라는 혼란만 있을 뿐이다.
물론 나는 그녀만큼의 어떠한 연습의 결과도, 그녀만큼의 고집도 없었겠지만 오직 하나의 꿈만 가졌었기에.
그녀에게서 내 모습이 진하게 보인다.
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