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호스텔 식당에서
C에게
잘 지내고 있니.
지금 나는 아침을 먹으며 너와 카톡을 하면서 너에게 보낼 엽서까지 쓰고 있는 중이야.
이 먼 곳에서 네 생각을 너무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누가 보면 연인인 줄 알겠어.
난 그저께 밤에 파리에 왔어.
사실 한적하고 소박했던 남프랑스에 아직까지 푹 빠져있어서
네가 그렇게 사랑하는 파리가 나에겐 아직은 별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잘은 몰라도 살기 좋은 도시임은 분명한 것 같아.
이 엽서를 받는 날을 기준으로 머지않은 날에 네가 유럽 전부까진 아니어도
너의 사랑, 이곳 파리만큼은 꼭 오길 진심으로 바란다.
넌 나보다 능력도 훨씬 좋으니 떠나는 걸 일부러 미루고 있는 거 다 알아. 이룰 수 있어 넌.
지극히 현실적인 너임에도, 필요 이상으로 이상적인 나를 한결같이 응원해주는 덕분에 무탈한 여행 중이야.
(물론 사소한 사건사고는 늘 존재하지만 커버 가능한 정도인 것 같아)
맨날 간다고 말만 했던 너와의 진주 탐방은 아직도 이루지 못한 채 파리에 먼저 와있구나.
귀국하면 꼭 공룡알 빵과 널 보러 진주로 갈게. 그때까지 잘 살고 있어 이것아.
05.15.SUN
P.S. 매번 나의 시간이 부럽다는 너에게 이 엽서를 받는 날 정도는 파리에 있는 기분을 함께 느끼길 바라면서.
만족스러운 호스텔 조식을 즐기며 KANG이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