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어느 벤치에 앉아
사랑하는 엄마, 아빠께
또 씁니다. 요즘 엽서를 자주 쓰는 것 같네요.
확실히 동유럽으로 넘어오면서부터 여유도 생기고, 혼자 보기엔 너무나 좋은 곳들도 많아 자꾸만 펜을 들게 됩니다.
지금 저는 크로아티아의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을 걷는 중입니다.
정말 어쩔 줄 모를 정도로 대단한 곳이네요.
곳곳엔 폭포가 흐르고, 나무와 풀들이 무성한 길들을 따라 걷다 보니 이곳만큼은 반드시
부모님과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요정이 숲'이라는 애칭이 있다던데, 요정이 아니라 '신들의 정원'으로도 부족함이 없을 듯한 곳이라
그 어마어마한 경관을 함께 나누고 싶어요!
엽서 사진도, 제가 직접 찍고 있는 사진들도 역시나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의 십 분의 일도 따라오지 못하는 게 아쉽습니다.
오늘도 무한으로 감사하는 중이에요.
어째서 제가 이런 곳을 볼 수 있게 됐는지, 어쩌다 제가 이런 곳을 마음 놓고 걷고 있을 수 있는 건지.
심하게 감동적이고 벅찬 순간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기분 좋은 떨림이 전해지길 바라며 종이 위에 한 글자 한 글자 열심히 쓰는 중입니다.
머물고 있는 숙소엔 밤이 되면 별이 꽤 많이 보여요.
날이 좋으면 쏟아질 듯하다는데 지금은 살짝 흐리고 시원할 정도의 기온이라 별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을 뿐입니다.
아침엔 숙소를 나오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길래 비를 맞으며 공원을 걸어야 하나 싶었는데
오히려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를 안겨주네요. 하늘도 저를 감동시켜주다니.
이제 엽서를 마무리 짓고 다시 길을 나서야겠어요. 오늘도 행복하시길!
06.10
가슴 벅차도록 아름다운 플리트비체에서. 큰 딸. 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