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모르겠다'라는 말이 습관 중의 습관이 되어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우유부단한 주변 사람들을 대신해 결정이란 걸 하는 편이었는데
이제는 우유부단을 넘어 의식의 흐름조차 놓아버린 채 모르겠다는 말만 내뱉고 있는 듯했다.
'요즘 뭐해?' / '모르겠어'
'언제 잤어?' / '모르겠어'
'무슨 생각이야?' / '모르겠어'
'왜 그래?' / '모르겠어'
'저건 어때?' / '모르겠어'
'뭐가 좋아?' / '모르겠어'
'기분 별로야?' / '모르겠어'
모르는 게 죄는 아니라지만
모르는 게 습관이 되니
분명히 잘 알고 있던 것들도 모르는 것 같은 착각이 들기 시작한다.
가령 내가 뭘 하고 싶었었는지에 대한 거라든지.
내 입에서 나온 그 수많은 '모르겠어'에 대한 답들을 찾아보기 위해 잠시 지금의 자리를 떠나보려 한다.
사실 답을 찾는다는 건 핑계다. 떠나고 싶은데 딱히 이유는 없고.
얼추 괜찮은 핑계가 되어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