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무비패스#006_베일리 어게인
이 글은 [브런치 무비 패스]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보면 처음으로 하는 일은 포스터를 비교해 보는 일이다.
언젠가 영화 관련 인터뷰를 보다가 전혀 다른 포스터를 발견 한 이후로부터 꼭 빼놓지 않고 하는 일이다.
나는 대체로 외국에서 만든 포스터에 더 깊은 감동을 느낀다. 커다랗게 주인공이 등장하지 않아도, 가장 멋진 장면을 넣어 이 영화는 이런 영화다 라는 것을 포스터 안에 다 담지 않고, 이 영화에 가장 중요하겠다고 하는 키워를 포스터로 제작하니 포스터 그 자체가 예술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브런치 무비 패스를 통해 보게 된 이 영화는 '베일리'라는 개와 그의 주인'이든'에 대한 이야기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베일리는 이든을 만나 생을 살다가 마감하는데, 다시 태어나고, 태어나기를 반복하다가 결국은 나이 든 이든을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 그 속에서 끊임없이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에 대해 질문하면서, 결국은 내가 태어난 진짜 이유를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 그래서 만들어 낸 두 개의 포스터는 이렇게 다르다.
외국 포스터는 개의 얼굴만 보여주는 포스터, 한국 포스터는 개가 만나는 각 주인과 개의 모습을 보여주는 포스터. 한국 포스터가 사실 예쁘기는 더 예쁘지만, '베일리'가 던져주는 질문, 영화에서 말하고자 하는 깊은 메시지에 대한 강력한 전달력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늘 외국형 포스터를 찾아보고는 한다.
눈을 떠보니 철장 안에 갇혀 있다. 그 것이 싫어서 문이 열린 틈으로 도망쳤다. 가둬두는 사람에게서 멀리 떨어져 나갔는데, 도망치다 보니 또 사람에게 잡혔다. 이번에는 한 여름, 뜨거운 차 안에서 갇혀 있었다.
그렇게 죽어갈 때, 차 곁을 한 소년의 외침을 통해 가까스로 살아나게 된다. 나는 견생 4년차 '베일리'다.
그리고 나를 살려준 그 소년, 내가 사랑해야 하고 지켜줘야 하는 사람 바로 '이든'이다.
이든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해 주는 게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야
사람들은 반려견이라 말하고, 자신들이 그들을 돌본다고 생각하지만, 이 영화는 개의 시각으로 표현하니 개'베일리'는 자신이 지켜줘야 할 대상을 사람이라 칭한다. 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내고 있다. 어느 곳에서든 이든이 부르면 달려오고, 이든과 함께 생활하는 베일리. 이든이 소년에서 청년이 되기까지 성장하는 그 곳에 언제나 베일리가 있었다. 특출난 실력을 가진 선수가 될 때에도, 부모님의 불화를 겪을 때도, 언제나 그 곁에 함께 하던 베일리는 나이가 들어 이든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이든의 곁을 떠난다.
베일리, 베일리, 베일리, 베일리!
몇 번이고 계속해서 불러대는 이름 '베일리'
이든과 베일리의 관계에서 가장 인상 깊은 멘트다. 이든이 베일리를 사랑하는 만큼 불러주는 이름이자, 베일리가 이든에게 특별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언어는 다르지만, 이런 느낌의 단어와 문장이 자기를 사랑한다고 느끼게 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이든과의 순간을 통해 영화에서는 강아지가 느끼는 편안한 감정의 변화를 개의 시각으로 표현했기에 보는 관객인 우리도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영화를 보게 만들었다. 어쩌면 우리는 저렇게 좋은 사이의 둘의 사이에 끼어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그 둘의 사이가 정말 부러웠다.
내가 가지 않길 바라고 있는 게 느껴졌어.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그 기분을 잘 아니까
두번 째 삶의 시작, 사람의 눈과 입의 모습을 쳐다보는 개, 가끔은 그 모습을 보며 느꼈다.
마치 꼭 사람이 쳐다보는 것 같다는 느낌, 어떤 묘한 감정이 느껴지는 순간.
충실하게 삶을 살아가지만 평탄하지 않은 가정생활로 늘 외로움이 눈가에 느껴지는 사람, 그리고 그의 충견으로 살아가는 베일리. 일 할때 이외에 나에게 많이 친절하지는 않지만, 그의 눈을 보면서 느끼는 어떤 감정의 소용돌이, 외롭지만 외롭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 표현하지 않으려고 억제하는 사람. 그의 주인의 눈에서 그것을 읽으니 끈질기게도 그 외로움을 채워주려고 노력한다. 그가 주인에게 그리움의 자리를 채워가며 삶에 행복의 일들을 만들어 갈 때 쯤, 주인을 지키기 위해 범인의 총에 맞아 순직하며 그렇게 두 번째 삶을 마무리한다.
우리 사이엔 아무것도 없으니까
오직 마야와 나 서로 뿐이야
우리는 보통 개를 반려견이라고 말한다.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이라는 뜻이다.
눈만 바라봐도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 지 안다. 지금은 무엇을 먹고 싶은지 가장 먼저 알아채는 상대.
그래서 사람보다도 낫다고 여겨지는 개, 베일리의 세번 째 삶이다.
개의 시각에서 볼 때는 전혀 다른 사람들의 연결이다.
다시 태어난다는 설정으로 보여주게 되는 사람들의 모습, 정말 제각각의 삶이다.
각자의 성격도 다 달라서 반려견에게 행해지는 행동들도 다 차이가 있다. 사랑스럽게 여겨주고, 챙겨주며 정말 반려견으로써의 모습을 다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것을 지적하는 부분도 있고, 현실적인 부분도 보여주며, 위로하고 토닥여주는 장면들을 통해서 반려견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를 되돌아보게 하는 부분도 분명히 존재하는 영화다. 이런 다양하고 짧막한 삶의 많은 부분을 반려견 데일리의 다시 태어나는 삶을 통해서 보여준다. 그러면서 데일리는 계속해서 질문을 던진다.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이지?
삶의 목적을 잘 모르겠어
베일리가 다시 태어나면서 계속해서 하는 질문이다.
삶의 목적, 베일리는 자신이 태어났을 때마다 늘 최선을 다해 목적을 찾았고, 그 일에 충실했다.
각자의 주인에게, 그리고 자신은 반려견으로써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고,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각기 다른 이름으로 살았지만, 결국 베일리는 베일리라는 이름 자신으로 할 수 있는 진정한 일에 대해 계속해서 고민했다, 그리고 결국 이든을 다시 만나 이든이 행복해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이 자기의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자신이 청년 이든과 함께 할 때, 자기를 놀리던 친구에 의해 집이 불타면서 잘 나가던 선수생활을 버리고 농업학교에 가게 되었을 때, 좌절을 맛보았을 때, 헤어지게 된 자신의 첫사랑 한나와 다시 만나게 하는 일, 그리고 자신은 그렇게 사라지게 되는 일. 그렇게 자기가 사랑하는 일 하며 남은 삶을 산다.
영화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에게 전해주는 아주 귀중한 메세지 중 하나다.
삶이라는 것은 결코 짧지도, 길지도 않다. 그 삶에 목적이 무엇인지 우리는 늘 고민하며 살아간다.
지금 하는 일에 대하여, 좋아하는 것들에 대하여, 싫어하는 것에도 모든 것에도 우리는 늘 고민한다.
고민할 필요가 없어서가 아니라, 인생은 원래 그것들의 연속이니 지금 내게 주어진 것들에 최선을 다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 진정한 인생의 의미가 아닐까.
즐겁게 살아
지나간 일들로 슬퍼하지 말고
다가올 일로 얼굴 찌푸리지 마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거야
올 가을 인생의 즐거움과 소소한 행복들로 즐기고 싶다면,
그리고 사는 삶의 목적이 아주 조금이라도 궁금하다면
이 영화를 통해 느껴보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