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없이도 느낄 수 있는 것

브런치무비패스#005_청설

by 제이
이 글은 [브런치무비패스]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81094_1000.jpg 영화포스터

청설, 영어제목은 Hear Me.

2009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2018년에 재개봉되었다.

가을감성 가득하게 첫사랑 로맨스를 느끼고 싶다면 한 번쯤 이 영화를 보며 느끼는 것도 좋겠다.

이 영화에서는 가벼운 듯 하면서도 우리 마음에 작은 울림도 함께 남겨주니 가을감성은 제대로 느꼈다.


청각장애를 가진 샤오펑. 국가대표 수영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

그 옆에 해맑은 얼굴로 언니 옆에서 연신 수화로 대화를 하는 키 큰 아이. 그 아이는 동생 양양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프리카 선교사의 삶을 사는 아버지가 선교에만 전념하기를 바라며, 생활비를 벌기 위해 여러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어느 날, 점심식사 배달원으로 일하던 티엔커가 양양을 보고는 사랑에 빠진다.

늘 청각장애인분들에게 도시락을 팔던 그는 자연스레 수화를 하게 되고, 양양과도 수화로 대화한다.

사실 티엔커는 양양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없었으니 그녀를 장애인으로 착각하는 것도 당연했다.

자신의 집에 초대한 티엔커에게 양양은 자신을 소개하기 시작했다. 이런 것들로...

언니의 트로피. 언니와 함께 찍은 사진, 언니를 위한 집구조.

양양의 삶에는 모든 것이 언니로 둘러쌓여있었다.

movie_image (7).jpg
movie_image (2).jpg
넌 언니밖에 몰라, 네 생각은 안해
니가 널 안 챙기니까
내가 네 생각만 하게 되자나....


티엔커와 함께 있는 순간에도 모든 것이 언니를 향해있는 양양.

하지만 사랑 앞에 그 이유도 모든 것이 좋았다. 그래서 그들은 만남을 이어갔다.

어느 날, 그들의 사랑앞에도 위기가 있었다. 윗 집에 난 불로 인해 모든 사람이 대피했는데, 집에서 잠을 자던 언니만 대피하지 못해 연기를 마시고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 사건으로 인해 수영생활에 지장을 가지게 되면서, 국가대표 메달을 따서 집안의 빛도 갚고 조금 편하게 살 수 있을것이라는 꿈이 무너지게 된 것이다.

movie_image (8).jpg


넌 왜 내 꿈을 훔치려고 하니?
아직도 모르겠어?
내가 힘든 건 내가 메달을
못 따서가 아니라
너한테 못 갖다줘서야


언니를 지키겠다는 약속 하나로 여태껏 살았는데,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인해 언니를 챙겨줄 시간이 줄어드는 죄책감에 감정 자체를 밀어낸다. 수영선수 생활에 지장을 가진 것이 자기 때문이라는 마음, 그 시간에 티엔커에게 시간을 보내며 언니를 챙기지 못했다는 마음, 모든 것이 자기 때문이라는 그 죄책감이 마음을 깊이 누르며 자신에게 다가오는 많은 것들을 밀쳐버리기에 바쁜 동생을 바라보며 언니는 이야기 했다. 사실 언니는 알고 있었다. 자기 자신이 곧 동생의 희망이며 꿈이라는 것을, 그런데 그 꿈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면서 그것은 결코 동생의 꿈이 될 수 없음을. 자기 인생, 자기가 가야 할 인생을 사는 것이 옳은 거라고.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그리고 말했다. 나도 잘 할 수 있다고, 장애를 가진 사람도 잘 살 수 있는 것을 보여줄 거라고. 혼자 하는 일에 익숙할 수 있게 너는 너의 인생을 살라고.


한번도 자신의 인생을 살아본 적이 없는 동생에게 이 이야기가 얼마나 청천병력같은 이야기였을까.

그 마으을 잘 아는 언니는 이 대화의 끝에 이런 메세지를 전달한다.

movie_image (3).jpg


니가 언젠가 날 떠나서
물새처럼 자유롭게
비상하게되면 좋을것 같아
내 독립을 믿어준다는 거니까


누군가에게 의지하며 살지 않는 내가 만들어 가는 나의 인생, 나의 삶.

우리의 삶에도 각기 이런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는 대목이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그리고 약자를 위해, 부족함을 위해 나의 것을 희생하며 꿈을 저 뒤편에 넣어둔 채 혹시나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을 뒤로 한 채 살아갈 수는 없어도 살면서 아주 작은 시간정도는 나를 위해 할애해서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그들은 사랑을 시작한다.

movie_image (5).jpg
movie_image (4).jpg

사실 이 영화에서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우리가 빠질 수 있는 일반적인 편견을 빼내어 주는 부분도 있었다.

바로 티엔커 부모님의 이야기였다. 티엔커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청각장애인이라고 얘기 했을 때,

사실 세상의 모든 부모님들의 첫번째, 반응이 나올법한 상황이기도 했다.

나의 아들은 외아들, 그런데 듣지 못하는 사람과 연애라니.

이 한줄의 말을 해도 누구도 뭐라고 하지는 못했을만한 일이었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이렇게 얘기한다.

수화를 배우러 가야겠네. 라고. 이 말에 참으로 큰 반전이 있었다. 반대가 아니라 그들의 사랑을 인정하며,

대화를 위한 새로운 방법을 찾아나가는 이 말. 이 영화에서는 참 짧은 부분으로 지나쳤지만, 참 의미가 있는 대사였다. 그렇게 부모님의 전폭적인 지지로 인해 둘은 사랑을 하고, 둘의 사랑은 일반적인 사랑이 되었다.

movie_image (1).jpg


사랑과 꿈은 기적이다.
듣지 못해도, 말하지못해도,
번역 없이도 충분히 느낄수 있는것이다.


이 한마디의 대사는 이 영화를 마무리지으며 말한다.

듣지 못해도, 말하지 못해도, 수화라는 어떤 번역이 없이도 느낄 수 있는 마음과 감정의 표현.

이 영화에서는 여러가지를 한번에 이야기 한다. 사랑과 꿈은 꼭 어떤 단어, 말과 같은 소통이 필요한 것들에 의지 하지 않아도 통할 수 있으며,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음을.


이 영화의 소재는 눈에 보이는 어떤 장애를 통해서 메세지를 보여주었지만, 그것이 반드지 장애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의 삶에 있는 보지 않아서, 듣지 않아서, 말하지 않아서 편견의 잣대 안에서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혹시나 놓쳐버리고, 되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에 이루지 못한 것들이 있지는 않은가 한 번쯤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즐겁게 살아, 지금 이 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