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념을 뛰어넘은 사랑

브런치무비패스#004_폴란드로 간 아이들

by 제이
이 글은 [브런치 무비 패스] 시사회 관람 후기입니다.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81136_1000.jpg 영화포스터

"징쿠예" , "감사합니다"

1951년, 한국전쟁 고아 1,500명이 비밀리에 폴란드로 보내졌다.

폴란드 선생님들은 말도 통하지 않는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었고,

아이들도 선생님을 ‘마마’, ‘파파’라 부르며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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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고아. 러시아, 헝가리, 불가리아, 체코, 폴란드 등 사회주의 국가로 흩어져 보내진 아이들.

그 아이들중 폴란드로 보내진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번 다큐영화에서는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의 중요한 지점은, 폴란드 교사들이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체크하면서

이 아이들은 북한에서만 온 아이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남한과 북한에서 반반 정도의 아이들, 곳곳에서 고아가 되어 폴란드에 오게 된 것이다.

그 곳에 온 아이들을 비밀리에 돌보면서 가르쳤던 선생님들을 만났다.

그들은 프와코비체 기차역에서 내린 아이들의 모습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기생충이 있는 아이, 화상을 당한 아이, 전쟁의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상처를 품고 그 아이들을 오로지 사랑으로 가르치며 따뜻한 품으로 안아주었던 그 선생님들은 몇 십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들을 생각하며 마음 속 깊이에서 우러나오는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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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에게는 한국어 사전도 없고, 오로지 바디랭귀지로 언어를 소통하는데,

아이들은 그 사이에서도 많은 것을 소통하고 배워나갔다. 폴란드어를 배웠고, 그들의 사랑을 배웠고, 문화를 배웠다. 그 아이들에게는 엄마, 아빠였고, 삶 전부였다.

하지만, 그들에게 시련이 다가왔는데, 1958년에 북한으로 이송하라는 명령이 떨어지고, 교사들과 아이들은 눈물의 작별을 하게 된다. 그들은 그 사실을 기억하는 지금도 회상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 영화 안에는 폴란드 다큐멘터리'김귀덕'을 촬영했던 영상을 보여주는데,

백혈병에 걸려 혼자 폴란드에 남게 된 유일한 1명, 그리고 지금은 이름만 남기고 간 13살짜리 어린 아이를 보여준다. 어떻게 보면 현재 유일하게 남은 증거일수도 있는데, 폴란드에서는 이 무덤을 계속해서 기억하며 사람들이 방문해 역사를 기억하고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그들에게는 비슷한 전쟁의 상처와 기억들 때문에 먼 한국땅에서 엄마 아빠를 잃고 두려움을 가지고 다가온 아이들을 자신들의 기억에 비춰 그들을 그 어떤 뜨거운 사랑으로 더 보듬어 줄 수 있고, 사랑해 줄 수 있었다.

그들은 그 아이들에 대한 기억을 잊을 수도 없고, 잊어서도 안되는 기억 중에 하나였을 것이다.

가슴아픈 이야기를 하나 더 꺼내었다.

이름까지 생생하게 기억하는 선생님들, 북한으로 돌아간 아이들이 자신들에게 손편지를 보냈다며, 빛바랜 편지를 꺼내어 보여주었다. 북한의 힘든 삶을 토로하며 다시 자신을 폴란드로 데려가달라는 애원의 편지, 몇 차례의 답신을 했으나, 그마저도 신변의 위협을 느껴 연락을 끊었다는 그 말. 그러면서 지금은 살아있는지 조차 확인할 수 없는 그들의 그 안타까운 마음. 그 속에서 흐르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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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는 묻는다.

우리는 전쟁을 통해 과연 어떤 것을 기억하고 남겼는가이다.

이 사람들에게 남은 것은 상처뿐이었을까?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그렇지 않음을 잠시나마 깨닫게 된다.

어떤 이념을 넘어, 국가를 넘어 진정한 아가페의 사랑. 아낌없는 사랑을 실천해준 그들에 대한 것을 기억하고, 앞으로 나아갈 우리의 방향을 진정으로 조명해보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사실을 넘어, 통일을 준비해야 하는 이 시점에 하나의 변화를 주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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