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라는 말
한동안은,
제대로 잠든 기억이 없었다.
눈을 감아도 자는 게 아니었고,
몸을 누여도 마음은 늘 깨어 있었다.
불안은 늘 잠보다 앞서 있었고,
쉬는 것에도 이유가 필요했다.
그런데 어제,
나는 무려 14시간을 잠들었다.
알람도 없이,
무너지듯 깊은 잠에 빠졌다가
햇살이 방 안을 가득 채울 때
조용히 눈을 떴다.
신기하게도
불안하지 않았다.
세상은 여전히 바쁘고
나는 여전히 완벽하지 않지만
그 순간만큼은
내 마음이 나를 놓아준 것 같았다.
‘이제는 괜찮아’
말없이 그렇게 말해주는 것처럼.
나는 그제야 조금 믿게 됐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누구에게 보이지 않아도
나는
쉬어도 되는 사람이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