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저당 잡힌 사람
지금도 야근 중이다.
불을 꺼도 밝은 모니터 앞에서
시간은 점점 무뎌지고,
커피는 따뜻하지 않다.
그런데도 웃긴 건,
지금 좀 기쁘다.
1년 만에 주말을 되찾았다.
누구에겐 당연한 ‘주말’이
나에겐 무려,
365일을 돌아 돌아온 소중한 선물이다.
그걸 얻기 위해
이번 주는
이틀 치 일을 하루에 몰아넣고,
점심시간을 반으로 줄이고,
숨 쉴 틈 없이 달렸다.
몸은 무겁고 눈은 뻑뻑하지만
이 아이러니가 싫지만은 않다.
평일의 시간은 그렇게 야근으로,
그리고 또 조금은
새로운 걸 배우는 데 쓰이고 있다.
요즘 소파 수리와 인테리어 시공 같은 일에
기웃거리고 있다.
아직은 낯설고
서툴기만 한 손짓이지만,
묵묵히 옆에서 가르쳐주는 친구 덕분에
하나씩 배워가는 중이다.
내 손으로 무언가를 고치고,
다시 쓰이게 하는 일.
생각보다 괜찮다.
나는 내가 선택한 리듬 안에서
일하고 있고,
버텨내고 있고,
그러면서도
지키고 싶은 걸 지키고 있다.
그리고
아직은 무대라는 공간도,
책이라는 꿈도
내 곁에 놓아두고 있다.
어떤 날은
‘이게 맞는 걸까’ 싶다가도,
어떤 날은
‘그래도 괜찮다’고
스스로 말하게 된다.
그리고 오늘이
그 ‘괜찮은 날’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