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예전 같진 않더라

by 지훈

그래도, 예전 같진 않더라


여전히 흔들린다.

작은 말 한마디에도 가슴이 철렁하고,

괜찮은 척 웃었다가 혼자 조용히 무너질 때도 있다.


달라진 건 없다.

현실은 그대 로고, 나는 아직도 답을 찾지 못한 채

하루를 겨우 채워가고 있다.




그런데도,

예전 같진 않더라.


예전 같았으면

이쯤에서 도망치고, 모든 걸 내려놓고,

누구 탓이라도 하며 무너졌을 텐데

지금의 나는 그냥 가만히 앉아,

한숨 한 번, 그리고 다시 숨을 고른다.




변한 건 세상이 아니라

그 불안에 반응하는 내 마음의 결이었다.


슬픔은 여전하고,

내일이 두려운 것도 달라지지 않았지만

그 감정에 휩쓸리는 방식이 달라졌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딱히 깨달은 것도 없고,

누가 날 구해준 것도 아닌데.


그저 많은 날들을 지나며

내 안 어딘가가 조금씩 달라진 것 같다.

‘아프다’고 말할 수 있게 된 것,

혼자서 조용히 버티는 법을 배운 것.




심리학에선 그런 걸 회복탄력성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넘어졌던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는 힘,

다치더라도 다시 걸을 수 있는 마음의 근육.


나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

여전히 불안하고, 아직은 아프고,

가끔은 다시 주저앉는다.




하지만 단 한 가지는 분명하다.

예전 같진 않다.


그 사실만으로

오늘은 조금 안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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