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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요약] 타인의 해석, 말콤 글래드웰

과연 우리는 거짓말을 가려낼 수 있는가? 

[책 요약하기] 타인의 해석 – 말콤 글래드웰 


읽기에 쉬운 책은 아니다. 상당히 많은 이야기들과 인물들이 실제 있었던 일들의 세세한 내용과 함께 열거되어,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려면 상당한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 책의 원재는 “Talking to strangers”이지만 한국 출판 제목은 “타인의 해석”이다. 이 한글 제목이 오히려 더 이 책의 주제를 아주 잘 대표한다. 


이 책의 내용을 한 마디로 정의하라면 바로 “타인의 해석은 가능한가?”라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책의 한글 제목을 지은 사람의 감각에 감탄한다. 


말컴은 이 책을 통해서 과연 우리는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읽고, 그 사람의 진짜 정체를 파악하는 것이 가능한지를 말하고 있다. 


 CIA에서 활약한 쿠바의 간첩 이야기, 히틀러에게 속은 순진했던 영국 수상 체임벌린의 이야기, 장기적으로 학생들을 성폭행한 코치 등의 실제 있었던 일들을 연달아 소개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속이려고 작정한 악랄하고 집요한 사람들을 과연 우리가 알아차리는 것이 가능한지 의문을 던진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가장 멍청한 일 중 하나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만, 저자는 우리가 낯선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의 거짓말을 알아차릴 확률은 거의 우연의 확률만큼 보다도 떨어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만나지 않고 자료로만 해석하는 것보다 실제로 만나서 그들의 기만전술에 휘둘리리 확률이 더 크다는 것이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오히려 잘 훈련되고, 많은 경험으로 인한 직감력을 갖추고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자기 확신으로 인하여 남에게 속아 넘어갈 수 있어서 평범한 일반인들의 판단과도 크게 차이가 없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 책의 초반에는 히틀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1938년 영국의 수상인 네빌 체임벌린은 자신이 직접 아돌프 히틀러를 만나 그가 전쟁을 일으킬 미치광이인지 아닌지 직접 확인하고 싶어 했다. 


체임벌린 수상은 독일로 날아가 직접 히틀러를 만나 장시간 대화를 하고 나서, 영국으로 돌아와서는 그가 자신의 약속을 지킬 만한 사람이라고 말하여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외무장관 핼리팩스도 역시 개방적인 사람이라고 좋게 평가했다. 그렇게 영국은 멍청하게 독일에 속았고, 그렇게 전쟁은 시작되었다. 


체임벌린이 히틀러와 벌인 협상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국 측이 저지른 커다란 실수 중에 하나로 널리 손꼽힌다. 


나는 절대 속아 넘어가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는 사람들은 속아 넘어갔고, 나는 속을 수 있다고 인정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진실을 꿰뚫어 보았다. 


 재판을 기다리는 중에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있는 사람들을 골라내는 게임에서 인공지능이 골라낸 사람들은 실제 뉴욕시 판사들이 석방한 사람들보다 25%가 더 범죄율이 낮았다. 즉 25%가 더 정확했다는 이야기다. 


우리는 몇 가지 단서를 훑어보고는 다른 사람의 심중을 쉽게 들여다볼 수 있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들이다. 낯선 사람은 쉽게 알 수 없다. 


전문가란 사람들도 그저 똑같은 인간일 뿐이었다. 


이 책에 의하면 충격적 이게도 실험 결과 경찰, 판사, 심리치료사, 정보국 간부들조차도 처음 본 거짓말쟁이를 정확히 맞출 확률은 평균 56%라고 한다. 냉정하게 말하면 안 보고 그냥 찍는 거랑 별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다른 사례 중 하나는 미국 중앙정보국에서 오래 동안 활약했던 쿠바의 스파이에 대한 이야기이다. 많은 사람들이 당연히 그 사람을 의심하지 않고 지냈기에, 너무나 행동을 과감하게 하고 다녔어도 그 자의 스파이 행각은 오랫동안 들통나지 않았다. 아무리 훈련이 잘 되어 있는 사람들도 결국 인간이기에 자신이 의심하는 것만 본다는 사례로 소개되었다. 


또 다른 사례로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에서 45건의 아동학대 죄로 처벌을 받은 풋볼팀 감독의 이야기도 나온다. 대학은 무려 천억 원이 넘는 돈을 피해자들에게 합의금으로 지불하고 엄청난 후폭풍을 불러일으킨 사건이었다. 


하지만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는데 무려 10년이나 걸렸다. 미국처럼 선진국에서조차 말이다. 


이 사건 역시 유명한 감독이 설마 그런 일을 했겠냐는 생각으로 모든 사람들이 그를 의심하지 않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면서 많은 학생들의 말들에 귀 기울이지 않았던 결과이다. 


표정과 자백은 과연 믿을 수 있는가?


또한 이 책에서는 매우 흥미로운 연구결과를 설명한다. 다른 사람의 표정을 보고 그 사람의 마음과 감정을 우리는 읽을 수 있다는 통념은 여지없이 깨지고 있다. 문화의 차이에 따라 표정이나 동작은 얼마든지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을 수 있고, 두려움과 분노 그리고 슬픈 표정은 너무나 비슷해서 구분하기 힘들다고 한다. 


인간은 형평 없는 거짓말탐지기이다. 우리가 판단하는 사람의 태도와 그 사람의 진실된 내면이 일치하는지 우리는 제대로 알 수 없다.  


더군다나 극도로 공포스럽거나 불안한 가운데 얻어내는 진술, 자백은 정확성 면에서 별로 신뢰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사례들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장대한 내용으로 지쳐갈 때쯤, 이 책은 마지막으로 뒷부분에서 흥미로운 사례 하나를 소개한다. 전 지역을 경찰이 순찰하고 점검하는 것보다 더 범죄예방에 효과적인 것은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특정 지역에 집중해서 단속과 순찰을 강화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말콤 아저씨는 유튜브를 안 보는 듯


아웃라이어, 다윗과 골리앗, 티핑포인트, 블링크,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등 이 작가의 모든 책들을 몇 번씩 숙독을 하였고 열렬한 팬이 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말콤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건지 자신만의 아집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책이 재미가 없다. 지루하리 만큼 있었던 사건들의 사실들을 시시콜콜하게 나열하는 것에 집착했다. 자신의 집요함을 자랑하듯이 말이다. 


그 속에서 자신이 주장하려는 핵심을 독자가 알아주기를 원했겠지만, 불행하게도 현재의 독자들은 그렇게 장황한 설명을 인내할 수 없게 되었다.   


이미 유튜브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요즘 책이 안 팔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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