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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테일러권 Jan 19. 2022

It's the recycling, stupid

30대 직장인의 리사이클링 업계 도전 이야기

2022년 1월, 나는 일산의 작은 외국계 업계로 이직을 하였다. 노르웨이 법인인 이 회사는 우리가 버리는 생활쓰레기들이나 산업용 폐기물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찾고 분류해주는 장비를 판매하는 회사이다. 머신러닝, 적외선 감지 등 하이테크 기술이 집약된 상당히 고가의 장비이다. 또한 최근 기업들간의 화두인 ESG*와 가장 밀접한 산업으로 개인적인 커리어 성장뿐만 아니라 상당히 유망한 산업중 하나이다.


*ESG :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이 고객 및 주주직원에게 얼마나 기여하는가, 환경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가, 지배구조는 투명한가를 다각적으로 평가하는 기준


문제는 해당 장비를 사용하는 곳이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폐기물 처리장이라는 점이다.


내가 근무환경을 특별히 따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약 10년간의 커리어를 보았을때 잘 정돈된 사무환경, 강남 테헤란로 금싸라기 땅에서 멋진 전망을 바라보며 업무를 하였고, 회사 사원증이 마치 나의 신분을 대변한다는 마음으로 자랑스럽게 업무를 해왔다. 게다가 커리어 점프를 위해 국내 MBA 과정을 밟고 있다. MBA를 결심했던 2년전의 나의 모습은 금융전문가가되어 여의도 사무실을 오가거나, 컨설팅 회사에서 클라이언트들의 전략을 고민하는 것이었다. 지금 내 상황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바람에 휩쓸렸는지 현재 나는 내가 생각했던 모습과 전혀 다른곳에 와있다는 것이다.


입사한지 일주일이 딱 지난 시점이다. B2B 영업 경력 10년, MBA를 통해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무슨 일이든 할수 있을것 같았다. 기존 인원들의 질투아닌 질투, 그리고 보란듯이 성과내는 나의 모습을 상상했었다. 하지만 나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나는 현재 사무실 한켠에 홀로 앉아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 방치되어 있는 것이다. 500장짜리 사양서 3부를 바인더에 넣으며 손을 세 번 베였다.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걸까? 내가 한 결정이 옳은 것일까?


이미 활 시위는 당겨졌고 내가 결정한 일이다. 그렇기에 누구를 원망할수도 없고 원망해서도 안된다. 지금 내가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업무에 완벽히 적응하는 것이고 성과를 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이 상당히 외롭고 고된 길일 것이라 생각되어 훗날 오늘을 추억하거나 나의 도전을 여러사람들과 나누고 싶어 브런치 작가에 도전하게 되었다.


브런치 제목은 It's the recycling, stupid (바보야, 문제는 재활용이야) 정하였다. 1992 민주당  클링턴이 내걸었던 선거 문구  "It's the economy, stupid" 각색했다.


글재주는 없지만 맛집 블로그 운영 경험, 서울시 시민기자 활동 등의 경험을 살려 최대한 재미있고 사실적으로 글을 써보고자 한다. 이 글이 나처럼 경력 이동을 고민했던 사람이나, ESG 업계로의 도전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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