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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원 Sep 04. 2018

여행프로젝트

소.확.행을 주는 아이들

   2018년 1학기 어느날. 1학년 친구 4명이 계획서를 가지고 찾아왔습니다. 고3 수능 후 여유로운 시간에 세계여행을 계획하고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겠다며 프로젝트를 하겠다면서요. 


  북유럽 친구들은 고3이면 졸업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의미있는 경험을 남기고자 세계여행 계획을 세우고 직접 떠난다 보도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생각이, 그 도전이, 그 포부가 참 부러웠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도 저는 세계여행은 두렵거든요. 

  대학입시로 학교에 갇혀있고, 수능 후에는 억지공부에 대한 한풀이라도 하는 듯 컴퓨터와 스마트폰 게임으로 시간을 보내고, 봉인해제라며 허락된 술자리를 격하게 즐기는 우리 학생들을 볼 때면 그 부러움이 더 커지곤 합니다.

  유럽 친구들을 볼 때 느껴지는 자신감은 세계를 무대로 자신의 경험을 넓힐 수있는 환경과 도전에서 오는게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그럼 우리도 해볼까라는 생각도 잠시 지상최대 과제가 된 대학입시에 또다시 실천을 떠나 생각의 도전조차 하지 못하는 현실에 익숙해집니다.


  아이들이 찾아왔습니다.  세계 여행을 가겠다고.....


  나 : 언제?

  아이들 : 수능 후 남는 시간에 계획을 세우고 12월이나 겨울방학에 떠날까 생각중입니다.

  

   나 : 비용은?

   아이들 : 학원을 그만두고, 학원비용을 3년간 적금을 들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나 : 부모님 걱정은?

   아이들 :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하면 믿어주실것 같아요. 성적 올리면 되는데, 선생님들 자주 찾아뵈며 질문하고 수업시간 열심히 들으면 될 것 같아요


    나 : 진로는?

    아이들 : 저는 영상(진혁),  저는 경찰(현우),  저는 체육교사(정원),  저는 자동차관련(찬혁)으로 우선 생각하는데 확실하게 정해진 건 아녜요


    나 : 도와줄 것은?

    아이들 : 그냥 지켜봐주시면....


    나 : 지금 기분은?

    아이들 : 벌써부터 신나요...빨리 고3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나 : 공부에 필요한 교재가 있으면 말해주렴.  공부 장소가 필요하면 내 사무실을 쓰렴. 한가지 더 이왕이면 너희들 재능으로 생산적인 활동을 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




그랬더니 아이들이 계획서를 수정해서 가져옵니다.  


아이들이 작성한 계획서


    아이들 프로젝트를 알게된 몇몇분들께서 SNS 상담도 해주시고, 진로체험도 권해주시고, 재능표현 기회도 주시면서 관심을 보여주시네요.  덕분에 얼마전 한국청소년정책연구개발원의 영상편집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진혁(영상분야 진로)이의 재능표현으로 150,000원 수익이 생겼습니다. 노력으로 일군 첫 수익금. 적금을 들까 하다가 우리들 시간과 성장에 투자하자라는 생각으로 몸짱프로젝트에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http://www.dreamteams.co.kr)

  

몸짱 프로젝트 홍보물


  공부든 뭐든 건강이 최우선이니 건강한 몸부터 만들자는 생각으로 매일 10분씩 운동을 같이 하고자 프로젝트 속 작은 프로젝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공부와 빠듯한 일정에 바쁘게 하루 하루를 보내는 학생들이 매일 10분씩 운동 습관을 키워나가며 그들만의 고민, 공감, 소통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스스로 계획을 세워 자기 방식대로 운동을 하고 소개글과 함께 출석을 하면 매일 1,000원씩 적립되어 용돈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프로젝트입니다. 종종 이벤트도 열려 추가 보너스도 있고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수 있어 저도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참가비 35,000원. 수익금에서 개별지원금으로 20,000원씩 지원하고 개인비용으로 15,000원씩 지출하여 참여하고 있습니다.(나머지 금액은 진혁이 통장으로 입금)


  어제 저녁 늦은시간에 카톡이 울립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운동사진을 자랑스럽게 보내옵니다.  카톡.카톡.카톡~~~소리가 짜증나야하는데  사진보니 참 웃음이 납니다.    

  아이들 즐겁게 운동하고 있습니다.  지켜보는 마음 행복합니다. 운동도 운동이지만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서 해맑게 웃는 추억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너무 예쁩니다. 언제까지...어디까지...갈 지 모르지만 지켜보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니 이런게 소.확.행이 아닐까 합니다.  


  아이들 참 건강하게 잘 하고 있습니다. 제수업은 참 열심히도 참여합니다. 질문도 많고요.

  함께 있는 시간보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많은 고등학생.  걱정도 염려도 많으시리가 생각됩니다. 아이들 참 예쁘게 그리고 바르게 성장하고 있으니 염려를 믿음으로, 걱정을 격려와 응원으로 보태보시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집에서도 많은 이야기 부탁드려요.

  

몸짱 프로젝트(아이들이 내개 보내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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