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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원 Nov 07. 2020

가을고민

다람쥐가 살찌우듯 "자.기.생.각."이 살찌워지는 가을을 희망하며..

안녕하세요.

그 어느때보다도 청명한, 마음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파란 하늘이 유혹하여 자꾸 고개를 들게 만드는 가을이 이어지는가 싶더니, 어느새 겨울을 알리는 입동이네요.


2학기 들어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 명절휴가. 중간고사로 어수선하게 이어지는 날이 지나면,

차분하게 마음도 가다듬고,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아이들과도 마주할 수 있는 여유가 계절과 함게 찾아오리라 기대했는데...(ㅜ.ㅜ).     학교란 곳이, 아이들의 삶이 참 바쁘고 번잡하네요.

추억만들기 좋은 계절. 저만의 욕심에 빠져있다가 현실 속 빠듯한 일상에 상처받고 있는 요즘입니다. 담탱이 속이 이러니 당사자인 아이들은 오죽할까하는 생각도 드네요.  


그럼에도 짬짬이 시간내어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만, 여유롭게 얼굴 마주하기도 힘든 일상과 마스크로 가려져있는 아이들을 만나 속 깊은 대화를 나누기가 쉽진 않네요.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편안한 대화, 안전한 대화를 이끌어 내기에는 제가 너무 부족하고요. 여하튼, 이러단 우리반 아이가 누군지도 모르고 지나가는 시간이 될 듯하여 부족한 대화를 힘겹게(?) 나누고 있습니다.


학급 전체분위기가 늘 들떠있고, 명랑하여 학교생활이나 진로상담에 대한 대화가 흥겹고, 담임교사로서 지원하고 응원할 부분이 명확할 것이라는 설렘이 있었는데 아이들 고민이 참 무겁네요.


"자퇴",  "목표가 없어요"


한 명 한 명 아이들과 대화중 가장 많이 나온 단어네요. 밝음 속에 감춰진 아이들의 깊은 힘겨움을 갑자기 마주하니 저 또한 '멍~~~'.   당황스러움에 쉬이 마음정리가 되질 않고, 의미있는 대화를 이어가기 힘드네요.

성적고민, 이성문제, 경제적 고민으로 간결했던 저의 성장시기와는 사뭇다른 아이들 고민.

순간, 성적에서만 뒤쳐짐이 아닌 힘겨움과 막막함도 뒤쳐진다는 생각에 자기감정에 솔직하게 마주하지 못하고 겉으로 밝은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움이 커지는 요즘입니다.  제 생각이 너무 멀리 간 걸까요?


아픔도 고민도 그럴수 있고, 그런 감정과 고민이 있는 것이 더 건강함이라 이야기 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무심함보다, '꿈이 없는 고민, 이렇게 생활해도 되는가 하는 고민, 진로가 뚜렷하지 않다는 고민' 고민을 안고 있는 것이 더 건강하다. 살아지는 데로 무감각하게 살아가는 것보단 문제를 인식하고 민감성을 가지고 있다는 증명이 되는것이니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을 건넸네요.


몰랐습니다. 아이들 고민의 무게를...  

문득, 부모님들 고민도 크시리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동안  담임교사의 넋두리와 고민만 전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혹시 조심스러워 말씀 못하신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든 소식 전해주셔요. 혹여나 제가 도울 일 있으면 연락주시고요(경제적 지원, 학업지도, 갈등 등). 지난시간 무심하고, 민감하지 못했음에 죄송합니다.


한주간 소식도 전해봅니다.

11월 3일 91회 학생독립운동 기념의 날.  그냥 보내기 아쉬워 몇 몇 선생님들과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빠듯한 학사일정에 아침조회시간 아이들에게 깜짝 선물을 준비하며 따뜻한 차와 간식, 의미를 담자는 고민, 분주한 준비 과정이 있었네요.  부담임선생님, 사서선생님, 상담선생님 등 평창고 교사의 사랑을 듬뿍 받는 2반입니다.



아이들은 여전히 바쁘네요.(ㅜ.ㅜ)

학생의 날 의미를 전하기도, 따뜻한 핫쵸코와 간식을 나눠주며 응원의 말을 전하기도 부족하고 어수선한 시간이었습니다. 학급 단합대회를 준비하겠다는 아이, 핸드폰을 보는 아이, 수행평가를 준비하는 아이, 그냥 아이^^ 등 어수선한(도떼기시장^^) 교실에 저는 유령처럼 있었네요.  학급 단합회식 하자는 의지와 의도가 기특하면서도 한편으론, 다른반과 비교하고 사전 논의없이 이벤트를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같아 내심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그러려니~~  

수요일(4일) 교내 체육대회가 있었습니다. 출장으로 함께하지 못해 아쉬움만 큽니다. 교실 밖에서 아이를 볼 수 있는 기회조차 없는 학사 일정이 야속하네요.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러기 위해 자기 삶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온라인으로, 어쩌다 오프라인으로 학급시간이 있었을때 아이들에게 던진 질문입니다. 아이들이 적어 낸 자료로 또다 질문과 천으로 이어가는 학급활동을 계획했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네요.ㅜㅜ.

 세번째 질문은 이번 주말 과제로 내어 주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아이가 생각하는 핵심가치는 무엇인지, 왜 그렿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고 들어 주시는 시간을 부탁드려봅니다.


세번째 질문(과제^^)입니다

'작지만 실천할 수 있는 일주일 계획 세우기'

앞 선 두번의 질문에 이어 스스로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실천계획을 세우고 학급 단톡방에 공유한 후 실행에 옮겨보란 미션을 주려합니다. 이것도 함께 이야기 나눠보셔요. 긴, 힘든, 거창한 계획이 아닌 작심 삼일 실천처럼 작은 실천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예:하루 한 번 자기 칭찬하기.  한 줄 글 적기. 부모님과 세 번이상 식사하기.  줄넘기 십분씩 하기. 하고 픈 것 해보는 시간 갖기. 영단어 열개씩 외우기. 수업시간 질문하기  등등


작은 실천경험으로 조금씩 자기자신에 다가가게 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청설모나 물고기들이 두텁게 살을 찌워 긴 겨울 준비하듯 아이들은 작은 실천이라도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자기이해의 시간을 가져 보게 하고픈 마음입니다. 지금은 숲 속 미로 같은  혼란한 시간이지만 작게라도  자기 감정에 솔직하게 마주하는 시간과 자기 이해경험을 쌓아가다보면 길을 찾지 않을까 희망하면서요.


자기자신에 대한 생각과 사색의 시간으로 두텁게 자기를 이해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응원과 관심도 부탁드려요^^

불확실한 미래사회. 4차산업 혁명. AI  등 불안한 미래사회에 대한 이야기들 때문인지 아이들 진로고민이 크네요. 진로탐색에 도움이 되는 사이트 소개합니다. 아이들이 알고는 있는데 활용은 못하는 듯 합니다. 아이와 함께 접속하셔서 살펴보시면 이야기 나누기 좋을것 같아요.  아이가 어려워하면 제게 말해도되고 학교에 전문가이신 진로상담교사가 있으니 언제든 문의 가능합니다.


커리어넷(http://career.go.kr),

워크넷(https://work.go.kr)


겨울잠 준비하는 동물들이 살찌우듯, 자신 삶을 살찌우며 생각의 넓이와 깊이를 살찌우는 시간이 되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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