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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경원 Sep 09. 2021

청소년 자치문화공간으로 교육문화관(도서관)

소통과 연결의 거점공간으로...

1. 자료를 통해 본 교육도서관의 미래상

  북미와 북유럽의 도서관과 우리나라 도서관 관련 여러 책과 논문, ‘우주로 1216’ 프로젝트에 대한 아카이빙 자료, 춘천․원주․양양 도서관 탐방을 통해 교육도서관의 미래상을 정리해 보았다.


문제상황 - 학생들이 도서관을 오지 않는 이유 <도서관은 스타벅스와 경쟁한다> : 카페로 몰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유로운 출입과 적당한 소음, 분위기, 맛있는 음료. 교육도서관에서 이런 '니즈'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1) 이용자로서 학생들의 발달적 특성       <관심받고 싶지만 간섭받긴 싫어요>

  이 시기 학생들은 집, 학교가 아닌 제3의 공간을 필요로 함. 또래끼리 어울릴 수 있고, 원하는 자료를 찾을 수 있고, 와이파이가 잘 터지고, 심적으로 불안하지 않은 공간을 필요로 한다. 지금까진 다 어른에 의해 수동적으로 주어졌을 뿐, 자신들의 '제3의 공간'이자 아이들의 표현을 수용하는 공간으로써 교육도서관이 자리매김하면 문화는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2) 자치문화가 자리잡기 위한 환경적 요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공간> 

  학생들에게 도서관은 여전히 '제한적인 공간'이다. 첫째, 문화적으로 조용해야만 하는 엄격한 규범의 공간이다. 둘째, 자신만의 상상과 디자인이 결여된 수동적인 공간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자유롭게 표현하고 활동할 수 있는 열린 분위기가 되어야하며, 필요에 따라 활용을 달리하며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시․공간적 조건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3) 자치문화가 자리잡기 위한 자원 지원      <전문가로서 교사의 지원과 사회적 자원 연계>

  교사(사서, 도서관 교사)가 지원자이자 조력자로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함. 또한 다양한 경험 기회를 제공하거나 정보를 제공해줄 수 있는 연결망이 있어야 함. 기존에 있는 외부 인적 자원(예술가 등 다양한 분야)과 학생들을 연결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교사를 비롯한 외부 인적 자원은 학생들이 성장할 수 있게 옆에서 지켜봐 주는 '어른'의 역할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4) 자치공간활성을 위한 컨텐츠 제언    <학생 자치문화공간이자 교육과 연결되는 공간으로서 도서관>

 첫째, 지역 특성이 반영된 교육 도서관.

 둘째, 교육관련 정책과 시행되는 교육과정에 대한 안내가 있는 도서관.

 셋째,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컨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는 도서관

 넷째, 교육지원청과 함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각 학교와 연계하는 도서관.



2. 교육도서관은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21세기의 청소년. 학교가 끝나면 학원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시선은 언제나 스마트폰에 두고 반복적인 하루의 패턴을 살아간다. 때로는 도서관에 가는 학생들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은 시험을 한창 준비 중인 학생이거나 성인들이 대다수이다.

  도서관은 알고 싶은 것을 스스로 찾아가며 여행하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될 수는 없는 걸까? 사실 이미 도서관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고, 지역의 문화자본을 활용한 특색있는 프로그램으로 수요자를 찾고 있음을 본다. 편안한 분위기와 편의 시설, 좋은 인테리어와 잘 디자인된 공간은 마음을 이끈다. 

  어른들이 이미 마련해 두었고, 앞으로도 만들어 갈 많은 '도서관'에 왜 특정 연령의 특정 학생들만 가게 되는 것일까. '세대'라는 이름으로 서로 소통이 부재하고 특정 대상에게만 열린 공간이 의미가 있을까.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한 데 어울려 소통하는 공간으로서 도서관이 자리잡을 수 없을까? 어린 시절 다함께 어울려 놀았던 공터, 골목길, 뒷동산과 과수원과 같은 장소가 될 수는 없을까. 기존 교육 도서관 문화에서 찾은 문제점과 해결방안에 대해 논하고, ‘모두가 함께 연결될 수 있는 공간으로서 교육도서관’이라는 방안을 제시해본다.


  1) 기존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

   - 도서관의 존재와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지 아이들이 모른다.

   - 학생들의 언어와 문화자본가의 언어가 달라 소통이 어렵다.

   - 세대차이와 수직적 관계 문화로 인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기 어렵다.

  - 평가에 대한 의식, 목적 지향적 운영 문화로 인해 도서관 운영 및 담당자들의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문화 조성에 어려움이 있다.


  첫째, 아이들이 도서관 자체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는 문제점에 대해선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홍보와 안내가 있어야 할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분명히 있다. 따라서 아이들의 언어와 환경에 맞는 안내가 이루어진다면 자신의 요구에 맞는 장소로 발길을 옮길 것이다.


  둘째, 관심과 호기심으로 다가가고 앎의 세계로 나아가고 싶지만, 문화자본가(어른)와 언어(문화)의 차이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 문제는 교육 도서관 자체가 그 대화의 연결점이 되어준다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아이들 요구가 있는 장소(지역사회 문화자본)가 아이들을 포용하고 허용하는 마음으로 함께 하면, 그 곳에 있는 어른들이 먼저 손을 내밀어 주면 의지와 지지가 있는 곳으로 아이들은 발길을 옮길 것이다.


  넷째, 도서관 운영이 무엇을 기대하는 목적 지향적 운영이 아닌, 관련 담당자와 사용자의 도전과 창의적 시도가 허용되는 즉 실패해도 되는 과정 지향적 운영이 된다면 지역의 특성을 살린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청소년 성장과 변화무쌍한 호기심을 채워줄 장소로 아이들이 발길을 옮길 것이다. 



  2) 모두가 함께 연결될 수 있는 공간으로서 교육도서관


   다양한 전문가와 자유롭게 연결될 수 있는 장

  교사를 비롯하여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있다. 그들은 학생들과 연결되고 싶어 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많이 보았다. 그러한 '어른'들과 연결되어 삶과 다양한 전문성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장으로서 교육 도서관의 역할을 생각해본다.

  예를 들어 불현듯 찾아오는 궁금증과 지적 호기심에 대해 스스로 찾아볼 수 있게끔 안내를 해줄 수 있는 공간이 되는 것이다. 교육도서관이 소통의 중재자로 역할을 해준다면 어떤 앎의 세계에 진입하려는 아이에게 큰 응원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리적 환경적으로 교육도서관을 찾기 힘든 청소년을 위한 찾아 가는 이동도서관이 운영된다면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벤트가 아닌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이동도서관 전문 기관을 따로 설치하여 운영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 더불어 기술적 기능을 더하여 메타버스형 도서관을 개발한다면 다양한 전문가와 자유롭게 연결될 수 있는 연결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이미 마련된 자원을 융통성있게 활용할 수 있는 공간

  이미 있는 것을 잘 연결하는 사회자본 그물망의 중추 역할을 교육 도서관이 맡아주어야 한다. 수평적으로 연계된 교육문화도서관으로, 지역 공공도서관, 문화재단, 지역의 문화예술자본을 연결하는 거점이 되는 것이다. 만약 사회자본 그물망의 중추가 된다면 다양한 문화예술자본이 학교로 들어가거나 학교 및 청소년의 요구를 지원하고 연결해주는 통로가 되어 기존 도서관과 다른 차별성이 생길 수 있다. 기존에 이미 만들어지고 시행되고 있는 많은 것들의 연계만 잘 해주어도 청소년 자치문화공간으로 교육도서관은 충분히 제 역할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는 청소년 요구가 반영되는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 실제 체험이 가능하고 리얼월드러닝이 가능한 도서관, 입학사정관 상주 및 다양한 전문가 풀과 환경조성을 통해 고교학점제를 안내하는 교육도서관, 문화예술인들의 프로젝트와 청소년과의 콜라보가 가능한 환경이 되어주는 도서관 등 학생들의 요구를 들어주고, 운영에 반영한다면, 경험과 과정이 쌓이면서 마련되어 있는 자원을 더욱 풍성하고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공간 및 프로그램 대여 및 제공, 도서관의 각종 기기와 장비, 공간, 전문화된 장비(음악, 미술, 웹툰, 영상 등) 활용 강좌 및 개설을 통해서도 이미 마련된 것들을 융통성 있게 활용하는 역할을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들만의 공간이 아닌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는 공유 공간

  나의 학창시절을 떠올려본다. 학교가 끝나면 운동장으로, 동네 골목길과 공터로, 뒷동산이나 숲으로, 가까운 하천이나 과수원으로 다녔다. 그곳에서 새로운 또래를 만들기도 하고, 때때로 어른들을 만났다. 이러한 만남과 놀이 속에선 정해진 규칙이 없었다. 상황과 장소에 따라 놀이를 만들었고, 그러는 과정 속에서 서로를 알아 갔다. 다양한 사람과 장소를 마주할수록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졌고, 지식도, 세상을 살아내는 지혜도 배울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상황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누구와 함께하고 싶어 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었다.

  교육도서관이 집처럼 편안하고 쾌적하여 찾고 싶은 공간으로, 그리고 모두가 누릴 수 있는 장소이길 희망한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만남과 모임에 만들어지고, 상황과 모임의 성격에 맞게 유연한 변화가 가능한 공간으로, 청소년의 생각과 손길로 표현하고 활용 가능한 공간으로 청소년을 진짜 주인으로 자리매김 시켜주는 장소가 되었으면 한다.

  아이들은 응원과 지지를 통해 성장한다. 그런 의미에서 청소년을 바라봐주는 어른이 꼭 필요하다. 청년 혹은 인생 경험을 들려줄 수 있는 퇴직자 등이 문화예술인으로 제 2 인생을 살 수 있게, 그리고 청소년과 연결될 수 있다면 모두가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학생들의 경험이 모여서 한 권의 책이 될 수 있는 교육도서관이 되어야 한다. 교육도서관이 청소년이 해보고 싶은 도전들을 지지해주는 어른들 속에서 자유롭게 도전하며 자신을 알아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이곳에서 다양한 연령과 성별의 사람들이 만나고 소통하며 각자의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곳이 되길 바라본다.

  교육도서관이 어려움 없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관심과 호기심을 채워주는 장소, 다양한 친구와 선후배, 어른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 구속받지 않고 틀에 얽매임 없이 꾸미고 활용할 수 있는 장소, 좋은 인테리어에 편안한 환경 그리고 잘 디자인된 공간이 되어 ‘교육도서관에 가볼까?’란 생각이 떠오르는 장소이길 희망해 본다.

  또한 교육도서관이 청소년을 외롭게 두지 않고, 관심과 사랑으로 바라봐주고 정성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며, 곁에 머물러 주는 든든한 어른들이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 간섭과 지도가 아닌 의지가 되는 장소이길 희망해본다.


  이런 곳 없을까?  아니 이미 있다. 도서관에서 실제로 오간 대화를 옮겨보며 이런 유쾌한 상황이 더 자주, 더 많이, 더 많은 아이들과 만들어지길 희망해본다.


중학교 남학생 둘이 책을 찾고 있는데 뭐가 잘 안찾아지는 모양이다. 

사 서: 책 찾는 거 도와줄까?
학생1: 저는 찾았는대 이 친구가 못찾았어요.
학생2: (나랑 친구를 보며 친구에게) 너 이 선생님 알아?
학생1: 병신아! 사서선생님! 도서관 오면 항상 계시잖아. 책도 찾아주시고... 
사 서: 뭘 또 병신까지... 이제부터 알면 되지! 무슨 책 찾는대..
학생2: 성악에 대한 책이요. 대중음악은 아니구요.
사  서: 음.. 클래식에 대한 책에서 성악이 조금 나오기는 한대 청소년자료실보다 종합자료실로 가자. 
사  서 : 이 책 두 권 봐봐...
학생2: 오! <카스트라토의 역사> 거세~ 좋아요.
학생1: 그게 뭐야?
학생2: 미친놈아! 고추 자르는 거 있어. 
사  서: 뭘 또 미치기까지... 두 권 다 읽을 수 있겠어? 
학생2: 그럼요. 다 재미있어 보여요. 고맙습니다. 
사   서: 자주 보자!  조심히 가고...    나도 나중에 읽어봐야겠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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