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팥 Jul 28. 2018

새로운 것이 좋아, 하지만 쉽게 질려

다채로운 것들 위에 범람하는 나의 실제 모습

생각해보니, 난 다채로운 것이 가득 있는 공간을 좋아하는 것 같다.

백화점은 모두에게나 그렇지만 시간이 남으면 가장 먼저 가서구경하는 곳이다. 새로 나온 옷이 뭐가 있나, 세일은 뭘 하나 보기만 해도 즐겁다. 살 의향은 거의 없지만, 가서 보이는 새로움의 향연, 그리고 세련됨을 동경하는 듯 하다. 


뷔페도 내가 좋아하는 외식 메뉴이다. 사실, 가면 많이 먹지도 않는다. 막상 가면 쉽게 질리는 곳이기도 하다. '돈 대비 양이 너무 많고, 억지로 우겨 넣는 것이 싫어...' 라고 했던 언니의 말에 은근슬쩍 동의를 하기도 했지만, 매 시간 마다 새롭게 들여오는 음식들, 처음 뷔페 공간에 들어섰을 때 그 느낌이 너무 좋다. 서점도, 도서관도, 무언가 가득찬 공간을 갈 때마다 너무 벅차다. 늘 경험할 것이 많은 곳에는 사람들 또한 활기찬 얼굴이 더욱 자주 보이는 듯 하다. 


하지만, 그만큼 새로운 경험에 쉽게 질리기도 하는걸까? 요즘 한창 내가 깊이가 없어지고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전에 독서 모임에서 자기 소개를 할 때 '취미가 뭐예요?' 라는 질문에 난 왜 이렇게도 망설였는가. 그것은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경험에만 의존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나의 주어진 일에도 급하게 은미하지 못하고, 너무 빠르게 이미지를 소비해버리는 요즘 현대 세대의 초상이 바로 '나' 인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이전글 감정 조절하기 숙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