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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팥 Jul 24. 2018

감정 조절하기 숙제

블랙홀이 될 나를 위한 미래의 반성문

감정은 보이지 않아서 조절하기가 늘 어렵다. 손에 잡히지 않고, 막연하게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감정의 형태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는 오로지 나만 알 수 있다.  감정은 '공감'의 형태로 주변에 전파된다. 내가 아무리 숨기고 싶어도 주변으로 그 기분이 전염되는 것은 감정이 내 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분위기의 형태로 주변과 연결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간혹 블랙홀이 되는 순간이 있다. 

지난 학기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마지막에 프로젝트가 이리저리 겹쳐 하루에 두시간도 겨우 잘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계획한 것을 못할 때. 감정 조절을 잃은 순간의 나는 티나게 무뚝뚝해지고, 주변에 성질을 부리는 타입이었다. 아마 옆에 있는 사람이라면 하나 둘 쌓아뒀다가 나에게 화를 냈을 것이다. 

(그 기간동안 참아준 내 동기에게 매우 감사하다)

어떻게 하면, 이 감정을 조절할 수 있을까? 감정은 보이지 않아서 이렇게나 조절하기 힘들 텐데 말이다. 뇌를 까서 신경을 조절할 수도 없고 말이다. 

내가 내린 결론은, 감정을 유형화할 수 없다면, 룰을 정해서 통제하되, 다른 형태로 유형화하자는 것이다. 


1. 부정적인 감정을 습관화 하지 말자

사람은 쉽게 환경에 동조되는 경향이 있고, 유사한 환경에 들어가면,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던 습관이 나온다. 나 같은 경우, 늘 긴장되는 상황에서 무언가 잘 안풀릴 때 이를 주변과 이야기 함으로써 풀지 않고, 늘 속으로만 담아 놓고 부정적 감정을 쌓아놓고 있었다. 내가 어떤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인지를 명확히 하고, 이 상황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한다면 부정적 감정을 쌓이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쉽게 환경에 동조되는 경향이 있고, 유사한 환경에 들어가면,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던 습관이 나온다. 


2. 내가 왜 부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었는지 차분하게 글로 남길 것

어디선가 바른 육아법이 아이에게 화난 즉시 바로 화내기 보다는 감정을 가라 앉히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객관적으로 잘못된 것을 알려주는 것이 올바르다 라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내 감정을 낳은 것은 나이다.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은 '나'이다. 감정에 휩쓸려서 후회될 일을 하지 않기 위해선 이를 차고차곡 어딘가에 형태화하여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 같은 경우, 텀블러에 내 감정을 정제해서 적어놓으려고 한다. 그렇게 하니, 이게 내가 객관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부정적인 마음을 갖게 된 건지 조금 더 차분하게 나를 바라볼 수 있었다. 

내 감정을 낳은 것은 나이다.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면, '나'를 알 수 있을 것이다


3. 가끔은 솔직하게 부정적인 마음을 밝히고 이기적인 태도를 취하자

가끔은 감정에 대해 스스로 자책하기 보다는 내 감정을 옹호하는 것도 괜찮다. 의외로 내 감정이 이렇게 피어난 이유는 환경의 영향이 크다. 퇴사 전에 내 스스로가 되게 '삐뚤다'고 생각했었는데 퇴사 한 후에는 모든 것을 여유롭게 보고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주변 사람도 사람이다. 이말인즉슨, 그들도 감정이 어떤 존재인지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변의 믿을만한 이들에게 현재의 감정 상태를 이야기하고, 내 스스로가 풀고 싶은 바를 말한다면 그들은 적극 도와줄 것이다. 블랙홀이 된 감정에 가장 먼저 잠식될 이들이 바로 그들 스스로라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의외로 내 감정이 이렇게 피어난 이유는 환경의 영향이 크다.


4. 어떤 것을 좋아하고, 기분이 풀리는지 취향을 명확히 하자

스트레스를 받으면 무의식적으로 먹는 행위, 무의식적으로 남에게 무뚝뚝하게 대하는 행위. 그건 아마도 내가 무엇에 반응하는지, 무엇에 풀리는지 명확하지 않아서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랬다. 어떻게 하면 내 마음이 풀릴지 갈팡질팡해서 조금이나마 매운걸 먹으면 풀릴까, 허전해서 무언가 주변의 것에 끊임없이 해소하곤 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보니, 무언가 몰입할 것이 있었으면 그나마 그 스트레스를 잊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을 의식한다면, 다른 무의식적인 행위에 대해 조금이나마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의식한다면, 무의식적인 행위에 대해 조금이나마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적고 보니, 결국 감정을 조절한다는 것은 '나를 아는 과정'과 같은 것 같다. 내가 감정 조절이 어렵다는 것은 그 만큼 나를 알 기회가 많다는 것이며, 나를 변화시킬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 아닐까? 감정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나의 잠재성일 수도 있다. 인간으로써 그 잠재력을 조절할 수 있고, 무언가에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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