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8박 10일의 북유럽 여행 후의 기록
친구와 유럽 여행을 나섰다.
8박 10일의 짧은 여행을 갔다오니,
여행을 나서는데 중요한 것은 '돈'도 '시간'도 1순위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물리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여행을 하게 하는 것은 '여행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여행 자체를 큰 사건으로 여기지 않는 것이라는 느낌이다.
그 친구도, 나도, 처음 나와보는 유럽 여행이었다.
사실 '유럽 여행'이란 것은 나도, 친구도, 대학생 때 이루지 못했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흔히들 대학생 때 갖는 로망이 '한 달간 유럽 여행'이지 않은가.
그렇게 우리에게는 '유럽 여행'은 도전을 상징하는 것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버킷리스트는
돈을 핑계로, 취준을 핑계로, 그대로 묻혀져 묻혀져 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두려움'이 제일 앞서서 였던 것 같다.
남들과 다른 언어를 써서 혼자 나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우리 언제 한번 여행 가야지.."
'여행 가야지.. 언제 가냐..'
'내년 이맘 때쯤 시간 되나..?'
(이렇게 말로만 트래블러를 외치던 우리였다)
그리고, 그것을 이룬 시기는 사회를 이미 한 단계를 겪은 후였다.
나는 신입 광고 기획자로 약 2년 반 동안 궂은 일은 다 겪은 후, 도망치듯 꿈을 핑계로 대학원에 온 상태이고,
친구는 영업 사원 신입으로 약 1년 동안 일한 후, 조금 더 유연한 워크 라이프를 가진 곳으로 옮겨왔다.
사회를 겪은 후, 다른 도전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느꼈던 것일까.
유럽 중에서도 정보도 많이 없다는 북유럽행 티켓을 끊어버렸다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던대로 싸우지도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던대로 소매치기를 당하지도 아니었다.
여행 후의 느낌은 '아 결국 아무것도 아니었어!' 었다.
물가가 비싸도 어떻게든 그 곳의 가장 싼 곳을 헤매게 되어 있고,
말이 안통해도 어떻게든 구글은 갈 곳을 찾아준다.
이 느낌을 가지고, 우리는 다시 랩실로, 업무를 맞이하게 된다.
한동안 여행의 뽕을 가지고, 또 일상을 맞이하게 된다.
일상 속에서, 업무 속에서 무언가 부담스러운 일을 맞닿게 되었을 때,
결국 가지는 느낌은 '아, 결국 아무것도 아니었어!' 라는 느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여행은 결국, 일상 속 내가 더 잘 살아가기 위한 예행 연습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