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kene Ijeoma - Wage Islands
예술가들에게 있어서 예술이란 각자만의 의미로 정의되어 각자만의 정의로 그려나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최근 MIT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 움직임은 '예술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사회 정의를 탐색'해보는 활동이다. 그 한가운데 서 있는 인물이 바로 Ekene Ijeoma 이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Ekene Ijeoma의 작품 'Wage Islands'이다. 이 미디어 아트 작품은 언뜻 보면, 물에 잠겨있는 도시의 형상이다. 마치 남극의 얼음이 녹아 서서히 수면에 잠기고 있는 나라의 모습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한데, 제목을 보면 또 'Wage Islands(임금 섬)' 이다.
직관적으로 설명하자면, 이 것은 최저 임금에 의해 사람들이 살 수 있는 뉴욕 면적의 땅을 나타내는 것이다. 앞에 놓여 있는 계기판을 이용해서 관람객은 임금을 설정할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뉴욕에서 살 수 있는지가 수면 위의 뉴욕 면적에 의해 나타난다. 최저 임금이 어느정도냐에 따라 비싼 뉴욕 땅에 살 수 있는 인구의 수가 관람객 스스로가 정할 수 있는 셈이다. 물에 서서히 잠기는 뉴욕 도시를 보며, 관람객은 잠시나마 임금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검은 물 위로 드러나는 섬의 모습은 뉴욕 면적을 의미하는 것으로, 레이저 컷팅으로 아크릴판을 약 500개 피스로 잘라서 마치 등고선처럼 보이게 하였다. 계기판을 통한 움직임은 아두이노 통신으로 임금 데이터와 연결하여, 임금에 따라 섬을 단계별로 움직이게 한 것으로 보인다. 섬을 움직이게 하는 데에는 서보모터를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를 다뤄서 미디어 아트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여러 의미로 참 재밌다.
먼저, 작가의 의도대로 만든 작품이지만, 의미적인 측면에선 객관적이다. 어떤 데이터를 선택하느냐는 작가의 마음대로이지만, 이것이 극히 주관적인 데이터일지언정 관람객들은 이 데이터에 설득당한다.
두 번째는, 작가가 아무리 의도대로 만든다고 해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른다는 것이다. 막상 작가가 생각하는 데이터로 작품을 만들어도 작가가 생각하는 결과가 안나올 수 있다. 결국은 작가는 작품에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데이터를 어떻게 작가가 시각적으로 풀어내느냐에 따라 데이터의 객관성과 더해져 파급력이 엄청날 수 있다는 점. 이번 작품은 마지막의 의미로써 아주 매력적인 작품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