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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꾸꾸 Apr 30. 2023

매력있는 언어를 쓰고 싶은 요즘

한마디로 재치 있고 예쁜 말을 쓰고 싶단 거예요



4월은 아주 즐겁고, 여러가지 새싹이 움트는 그런 시기였다. 5월이 움튼 새싹에서 어떤 꽃이 피게 될 지 궁금하다. 



의외성의 매력


주변에 대뜸 폭소를 자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맞는 말인데 골똘히 생각해보면 뭔가 웃긴 말들을 하는 사람들이다.


내 친구 디윤이가 그 중 한 명이다. ISTJ인 그녀는 아주 단호하게 사실을 말하는 경향이 있는데 항상 예상을 빗나간 특이한 문장들을 읊어낸다.


그녀와 나는 대학교 6년을 징하게 함께 뒹굴었지만 졸업한 뒤에는 다른 병원에서 일하게 되며 일 년에 두 세번 볼 수 밖에 없게 되었는데, 디윤이한테 갑자기 카톡이 왔다.


"언니 나 학회가 있는데,,, 지금 보니까 언니 병원에서 하네???"


그러고 그녀는 이 반가움을 이렇게 표현했다.


"낯선 곳에서 만나다니 낯설다."


왠지 [낯선 곳에서 만나다니 설렌다]라고 말해야 할 것만 같은데, 뎅하니 언제나 디윤이의 말은 반전으로 끝난다.  







그녀의 언어가 매력적인 이유를 <말의 품격>이라는 책을 읽다가 깨닫게 되었다. 그건 바로 디윤이의 언어가 가진 [의외성] 때문이었다.


언어의 의외성은 대화에서 무료함을 밀쳐낸다. 의외성은 곧 차별성이며, 차별성은 듣는 사람의 주목도를 끌어올린다.
_책 <말의 품격> 중



언제나 일직선처럼 곧고 바른 말만 사용하는 사람을 보면 왠지 모르게 기이하고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불쾌한 골짜기에 빠진 AI 로봇이 말하는 것 같달까?

수다를 떠는 편한 자리에서 아나운서 말투로 이야기하는 것도 뭔가 이상하다. 그런 의미에서 비속어를 지양하고 표준어를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어느 정도의 유행어를 곁들인 언어는 재치와 함께 지루함을 달래준다. 


또 한 명의 선생님이 있다. 신생아중환자실에 겉으로 봤을 때 아주 침착하고 점잖아 보이는 한 펠로우 선생님이 있는데, 어느 날 답답한 일이 겹친 상황에서 대뜸 표정 하나 변하지 않고 푸식 웃으시면서 <킹받네>라고 하시는 거다. 그 후로 후배 삐약이 의사들이 이 선생님에게 건네는 말에는 경직됨이 사라지고 유들유들한 즐거움이 스며들었다.



나의 언어는 어떤 모습일까?


나의 언어는 어떤 모습일까? 나의 언어에도 여러 모습이 있지만, 환자들을 대하는 언어는 여전히 길을 헤매고 있다. 여러 선생님들의 언어를 들으며 나의 것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 같다. 





Epilogu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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