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목의 톱밥은 다르다
이제 한국에도 생목을 깎아서 숟가락과 그릇, 조각이나 심지어 의자를 만드는 사람들이 조금씩 생기고 있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목수들에게 생목을 써본 경험은 거의 없을 것이다. 생목으로 의자를 만든지 벌써 9년째이지만 생목으로 의자를 만들어도 나중에 문제가 없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마르지 않은 생목은 반드시 시간이 지날수록 마르면서 수축하고 변형되기 때문에 사실 당연한 의문이지만, 이미 알고 있는 문제는 예방하고 관리하면서 대처할 수 있으니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다.
체어메이킹 클래스를 하면서 목공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생각 중 하나는 나무를 쪼개지 말고 결을 따라 밴드쏘 같은 목공 기계에서 잘라내면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나무의 길이 방향으로 결을 따라 마치 제재하듯이 잘라내는 작업을 리쏘잉(resawing)이라고 한다. 나무를 쪼개면서 그런 생각을 떠올리는 것은 기계를 이용한 작업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지만 미처 생각하지 못하는 것은 보통의 목공 기계들은 건조목을 기준으로 설계되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목공 기계들은 톱날이나 칼날이 장착되어 있고 집진 기능이 있으며 건조된 목재를 가공하는데 적합하다. 하지만 건조목과 달리 생목의 톱밥은 축축하고 무겁다. 따라서 잘 집진이 되지 않고 기계 내부에 쌓이면서 톱날이나 칼날, 베어링 등 여기저기에 뭉치고 붙어서 기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
내가 작업을 시작하면서 목공 기계에 대해서 별로 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었다. 기계를 판매하는 업체에서도 매뉴얼만 주고 갔을 뿐 설치하면서 관리 방법에 대한 안내가 없었다. 특히 내가 생목을 쓴다는 것은 전혀 생각을 못했을 것이다.
의자를 만들 때 기계는 거의 필요없지만 하나만 꼽자면 밴드쏘는 준비하라고 하고 싶다. 좌판을 따내고 밤나무와 참나무 같은 생목을 잘라내는데 꼭 필요한 장비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계는 언제나 잘 청소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특히 생목을 쓴다면 더욱 필요하다. 기계 내부에 쌓인 톱밥들을 정리하고 톱날과 휠, 베어링 등 곳곳에 눌러붙은 톱밥들을 깨끗이 제거해야 한다. 만약 수압대패나 자동대패 같은 칼날이 있는 기계라면 내부에 축축하고 무거운 대패밥이 쌓이면 기계에 녹이 슬거나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생목을 기계로 가공하게 되면 꼭 확인을 하기 바란다. 나처럼 방치하다가 문제가 생긴 후에 보다 큰 대가를 치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다만 목선반의 경우에는 기계에 톱날이나 칼날이 없고 집진 기능도 없다. 생목을 쓰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기계 자체에는 별로 문제가 될 여지가 없다. 작업 후에 젖은 칼밥을 잘 청소만 하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