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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혜성 Aug 26. 2024

92km를 달린 모래

남자는 노래를 부른다.

자신의 나이보다 오래된 노래를


여자는 바다를 바라본다.

지나가고 있는 지금을 아쉬워하며


발을 담그고 싶다는 말에

먼저 신발을 벗고 양말을 벗고 바지를 걷고

물에 발을 담갔는데 생각보다 차가웠다.


걷은 청바지는 걸을 때마다 툭툭 풀린다.

물먹은 청바지는 발길을 붙잡는다.


마지막 기차를 타고 돌아온 여자는

직감했다.

오늘이 남자와의 마지막이라는 걸


청바지를 벗자 후드득 떨어지는 모래알갱이를 보며

92km를 달려온 모래

여자가 가져올 수 있던 건 고작 모래 몇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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