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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가운 무스탕 Feb 19. 2022

<일상> 가벼운 퇴근길

똑같은 토요일인데 몸과 마음이 가벼운 이유

정확히 13시 34분 마지막 환자가 나갔다.

이제 집에 가야지.


오늘 하루를 돌아보니 정신 없이 지나가긴 했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꼬마 김밥과 불닭볶음면을 먹고, 이닦고, 첫 환자를 맞이하였다.

토요일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환자들로 쉴 틈이 없다.


첫 환자부터 경쾌하였다.

흔들리는 치아를 뽑겠다는 초1 아이였는데,

익히 의젓한 아이이고, 익히 쿨한 엄마이다.

이들이 다녀가고 나면 그 자리는 쿨내가 진동한다.


그래서 그런지 기분 좋은 마무리가 계속이어졌다.

나의 진료를 만족해하는 환자들과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고맙다면서 맛난 커피도 사다주시고...

결국 마지막 아이도 신경치료를 잘 받고, 아빠도 웃으면서 집으로 가셨다.


누군가는 그러던데,

환자에 따라 감정이 좌지우지 되지 말라고.

이런사람저런사람 있다고 생각하면서 의연해지라고 하더라고.

하지만 오늘 같이 나랑 짝짝꿍이 맞는 환자들이 오면 약간씩 들따다가 결국 퇴근할 때쯤은 날아가 버린다.


지금은 엉덩이를 붙이고, 지하철 안이다.

오늘 이 기분이라면 내일까지도 신날꺼다.


오늘의 신남은 더 좋은 진료로 되돌아 갈 것이 분명하다.

참으로 즐거운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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