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세월호에 갇혀 죽임을 당했다.
살고 싶었던 령(靈)들이 바다와 육지를 떠돈다.
머리를 쥐어뜯고
가슴을 후벼 파는 고통이 있어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못한다.
슬프지 않다.
다만 분해서 이를 갈고,
원통해서 발을 동동 구르고
답답한 가슴을 부서져라 칠 뿐이다.
태풍이 불고 홍수가 나
나무가 부러지고 강물이 넘치는 게 아니라,
배가 가라앉고 있다.
시발놈들아, 저기 사람이 죽는단 말이다.
조국의 철천지 원수들이 바다에 빠져 죽는 것도 아닌데 왜 살리지 못하냔 말이다.
좌파니 우파니, 진보니 보수니, 네 편이니 내편이니, 정치니 나발이니, 모르겠고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단 말이다. 이 씨발놈들아.
돼지는 지나가다 도랑에 빠진 다른 돼지를 구하지 않는다.
인간은 다른 인간이 죽을 위기에 있으면 구한다.
그게 사람이 사람 속에 사는 이유이고
인간이 인간(人間)인 이유이다.
인간이 돼지처럼 다른 인간을 구하지 않는다면 금수다.
우린 모두 금수다.
.
.
.
.
.
잊지 않는다.
4월 1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