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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희승 Dec 14. 2020

꼬막 비빔밥과 삼투압


자 이제 꼬막비빔밥을 비벼 먹어보자.‘스윽’ 하고 설렁하게 위에 꼬막 고명을 살짝 밥에 섞어본다.금방 막 지은 그 윤기가 좔좔 흐르는 뜨거운 밥 위에 매콤달큰한 양념에 조물조물한 꼬막이 올라가고 슬쩍 미나리도 끼어 넣는다. 쫄깃한 꼬막을 씹어 금새 그 바다냄새가 입안에 퍼지는 듯 하더니 이내 미나리의 푸르푸릇 향기가 뒤따른다.‘쓱쓱’ 본격적으로 밥을 비벼본다.한 손에 숟갈을 들고 스테인레스 그릇에 담긴 모든 재료들을 한데 빠르게 섞는다. 빠른 시간이 중요하다. 시간이 지체되면 꼬막 양념장의 짠 기운이 야채들의 물기를 빼내 비빔밥을 질척이게 만든다. 아 삼투압의 원리. 바로 이게 비빔밥의 과학이다.빠르고 힘있게, ‘쓱쓱’ 비빈다. 너무 힘을 주어서 누르듯이 비비면 밥알이 뭉개져서 안되고, 너무 설렁 설렁 비벼도 양념이 밥에 스며들지 못해 맛이 나지 않는다. 적당한 힘으로 ‘쓱쓱’ 중요하다.‘싹싹’ 다 비벼진 밥을 먹는다.



졸깃졸깃한 맛.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살을 채우는 꼬막이 제철을 맞아 살이 꽉차 있다. 두툼히 살이 오른 꼬막은 짭쪼름하면서 비릿하기도 하며 졸깃졸깃 해, 뜨끈한 밥에 제격이다. 씹으면 씹을수록 짠내는 가시고 단맛이 난다.향긋하고 산뜻한 맛. 얇게 썬 양파와 상추는 짭쪼름한 꼬막 양념에 맛을 더해 산뜻한 질감을 제공한다. 그 위에 향긋함은 미나리의 은덕이다.고소한 맛. 적당한 소금과 기름이 점철된 김가루, 그 위로 듬뿍친 참기름과 통깨가 버무린 밥에 고소한 맛을 더한다.꽤 이른 저녁이었는데도 끝까지 싹싹 비벼 다 먹는다. 맛있기 때문이다. 다 꼬막의 위력이다.(내돈내산) 먹은 장소: 자연은 맛있다(코엑스점). 꼬막 비빔밥 9800원. 향긋한 미나리와 졸깃한 꼬막의 만남. 제철 꼬막의 향내와 함께 건강한 한끼를 드시고 싶은 분에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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