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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아파트 드릴게요!

#1[게임] Cities skylines

by TiNG
도시를 건설하는 게임 리뷰입니다. 진짜 아파트를 드리는 게 아니라 죄송합니다. 제목보고 오신 분들께는 맘 같아선 아파트 한 채씩 드리고 싶은데, 우주까지 뚫고 나간 아파트 값에 눈물을 흘립니다.
다음 생에 오일왕자로 태어나면 꼭 한 채씩 드릴게요. 연락주세요!!



나는 도시 관련 전공자이다 -희한하게도 이과가 아니고 문과다-. 그래서 그런지 도시 건설하는 것에 관심이 무척 많다. 게다가 게임은 뗄래야 뗄 수 없는 나의 분신이라 도시건설 게임이면 사죽을 못쓰는 지경이다. 과거 학창 시절에는 '심시티'라는 게임에 미쳐 도시를 이리, 저리 만들어보고, 또 자연재해를 일으켜 복구도 해보는 변태 같은 플레이도 했었다. 물론 8비트 시절부터 있던 게임이라 탑뷰의 2D 게임이라 설계도나 도면을 보는 듯한 한계에 만족했어야 했다.

그러다 2년 전에 지인(스팀 왕이라 부르는데, 스팀에 구매한 게임이 1,000개는 된다.)으로부터 잘못 선물 받은 게임이 있었다. 바로 '시티즈:스카이라인'이라는 게임인데, 우와 이게 뭐야!! 과거 심시티와는 차원이 다른 게임이다. 3D는 물론, 각종 정책과 규제까지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내가 찾던 바로 그 게임! 내 도시를 정교하게 만들 수 있는 바로 그 게임!이다. 비록 실수로 선물 받은 게임이지만, 딱 내 스타일인 게임이라 정말 애정하지 않을 수 없다.

※ Steam 이란 미국 게임 개발사 밸브 소프트에서 운영 중인 PC 게임 플랫폼이다. 게임도 구매하고 유저들끼리 토론도 할 수 있는 글로벌 No.1 게임 플랫폼 서비스이다.


이 게임은 2015년 Colossal Order에서 개발하고 Paradox에서 퍼블리싱한 게임으로 광활한 빈 땅에서 (맨땅에 헤딩) 예산을 잘 관리하면서 도시를 키워나가는 게임이다. 처음에는 '컨트롤할 수 있는 지역' 외부에서부터 이어진 고속도로만 덩그러니 있다. 이제 이 도로는 내가 만들 지역으로 이어주고, 주변에 발전소(풍력, 수력, 화력, 원자력, 태양열)를 하나 지어 도시에 송전탑으로 전기를 이어주고, 강이나 연못에 워터펌프를 짓고 도시에 상하수도관을 깔아주면 이제 밑 작업? 은 끝난다.

이제 도로를 계획적으로 놓아주고, 주거지역을 설정해주면, 외부에서 이주민들이 하나둘씩 들어온다. 그렇게 마을이 형성되면 이제 일자리를 요구한다. 그러면 조금 떨어진 곳에 산업지구를 만들어준다. 산업은 공해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주거지역과 떨어뜨리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게 일자리를 만들어주면, 이제는 물건을 살 상가를 만들어달라고 요구한다. 뭔 요구가 그리 많은지.. 마찬가지로 상업지구를 만들어주면 기본적인 도시의 모습이 형성이 된다. 물론 중간중간에 소방서, 경찰서, 쓰레기 매립지, 재활용센터, 무덤, 화장터, 지하철역, 지하철 노선, 버스정류장, 버스노선, 택시 정류장, 기차역, 기차 노선, 화물터미널, 화물선 터미널, 화물기차, 공항, 교차로, 합류도로, 라운드어바웃(실제 이것에 대해선 할 말이 많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극장, 경기장, 공원, 신호등, 표지판, 일방통행 도로, 큰 도로, 작은 도로, 우회도로, 2차선, 4차선, 6차선, 보행도로, 고가도로, 지하도로, 터널,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의료원, 병원, 대형병원, 감옥 등등만 설치해주면 된다.


간단하다. 아주.
참 쉽죠?
[안녕? 사기꾼 밥아저씨]

[계획적이다. 아주]


여러 도시를 지어보고 시행착오를 통해 보다 멋진 도시로 만들어가는 게 목표이니만큼, 전체적으로 도시 계획을 잘해야 한다. 내 마음대로 지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며, 단점은 도시를 지을수록 이 게임이 '교통체증 해소' 게임으로 변질이 되어 가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즉 '도시건설 게임'이라 쓰고, '교통 시뮬레이션'이라고 읽는 게 속 편하다. 인구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교통이 마비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이제 막힌 곳을 뚫어주기 위해 도로를 개편하고, 우회도로를 놔주는 등 보다 정교한 작업을 하다 보면 끝이 없음을 알게 된다. 그래, 이 게임은 '개미지옥'이다.


이 게임의 또 다른 묘미는 창작마당이다. 창작마당이란, 스팀 플랫폼을 통해 게임을 구매한 유저들의 UCC 기능을 뜻한다. 게임사에서 미처 제공하지 못했던 것이나, 조금 더 게임을 리얼하고 정교하게 플레이하기 위해 도움을 주는 기능 개선 도구, 독특한 모양의 건물, 유명한 프랜차이즈 매장 등을 유저들이 직접 만들어서 공유하는, 정말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나도 게임 본편으로는 부족함이 많아 여러 가지 MOD를 내려받고, 다양한 맵과 교통 컨트롤 도구, 맘대로 도로를 개선하는 도구 등을 받아서 활용하고 있다. 아마도 창작마당에 등록된 모드나 에셋들이야 말로 스팀의 꽃이라 할 수 있다. 재미나 완성도를 한없이 올려주는 효자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방대한 DLC를 자랑한다.]
[창작마당, 엄청난 양의 UCC 바다를 맛볼 수 있다.]

정말이지 간만에 내 취향에 딱 들어맞는 이 게임을 정말로 사랑한다. 비록 다양한 DLC (추가 유료 컨텐츠)로 나를 유혹하지만, 끝까지 외면하고 본 판만 할 거다. 절대 안쳐다 볼 거다. DLC는. 할인하면 몰라도... 이 게임의 DLC만 해도 벌써 38개가 넘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공항 패키지, 산업 패키지, 공원 패키지 등이 있어, 이들을 구매하면 나의 도시를 보다 리얼하고 뽀대나게 만들 수가 있는 것이다. (이 스팀이란 플랫폼이 DCL장사로 악명이 높다.)



난 아직 게임 플레이 타임은 207.8시간으로 초보자에 속한다. 고인물(게임을 아주 오랫동안 플레이해온 초초초초초초고수들)들은 몇 천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보니, 200시간 따위는 병아리 수준이다. 실제로 고수들의 도시를 보면 정말 기가 막히게 지어진 도시를 만날 수 있다. 게임이 없을 경우 유튜브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 자신이 만든 도시에 문제가 있어서 '도시 문제를 해결해주는 유튜버'도 생겼다. 내 도시의 저장 파일을 보내주면 이리저리 도시를 고쳐주는 영상도 보며 내 도시에 응용해 볼 수도 있다.

어쨌든, 도시학도라면 반드시 해봐야 할 게임으로 강력 추천한다.


20220407003635_1.jpg 좌측은 전원주택단지 vs 우측은 고밀도 아파트단지
20220407003622_1.jpg 여러분은 아파트 vs 전원주택 어느 쪽을 선호하시나요?


- 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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