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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iNG Feb 17. 2023

선 채로 기절했다..

순간 기억이 사라졌다.

"쿵..."

잠시 뒤 내가 머리를 감싸고 엎드려서 아파하고 있었다.

몸에는 아무런 감각도 없었고,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다만 감싸 쥔 머리가 너무 아팠다.

아무리 생각해도, 아니 생각조차 할 수 없었고, 그냥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엎드려서 이리저리 어쩔 줄을 몰라하며,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했다.


'왜 내가 지금 여기서 이러고 있지?'

조금 전 기억을 되돌려 보았다. 분명 나는 서랍장을 지지대로 삼아 허리를 쭉 펴는 기지개 동작을 하고 있었고, 순간 정수리 뒤쪽의 천정이 눈에 들어온 뒤로, 정신 차려보니 엎어져서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기지개 켜는 순간 짜릿한 희열감과 동시에 기립성 저혈압이라는 토네이도가 나의 몸을 뒤로 날려 넘어가게 한 것이었다. 뒤로 넘어가며 머리가 바닥과 충격하며 10초정도 기절했던 거였다.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자세와 위치로 추정해 본 것인데, 쓰러지면서 머리 충격으로 인해 기절한 것 같았다. 밀려오는 머리 통증과 불안함이 온몸을 감쌌다. 기절과 뇌진탕. 말로만 듣던, 위험한 상황을 겪은 것이다. 그래도 맥없이 떨어지는 속도로 인해 머리의 충격은 꽤나 컸나보다. 머리가, 뭔가 잘못 되었다는 불안감과 함께 큰 통증이 엄습해 것이다.


최근 10킬로 가까이 몸무게가 빠지면서 빈혈을 느끼긴 했는데, 이렇게 까지 될 줄은 몰랐다. 일단 병원은 가지 않고 누워서 안정을 취했다. 두통과 어지럼증이 있어서 두통약을 하나 먹고 누워서 몸 상태를 체크해 봤다. 다른 곳은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머리 아픈 게 제일 컸고, 볼이 아파 거울을 보니 2센티가량 찢어져 있었다. 아마 넘어지면서 뭔가에 부딪힌 모양이다. 물론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워낙에 기립성 저혈압을 심하게 달고 살았던 터라, 언젠가 사단이 날 것 같았는데, 그날이 오늘인 것이었다. 그나마 밖이 아닌 집에서 그랬다는 게 천만다행이었다. 하마터면 골로 갈뻔했으니... 염라대왕님 앞에서 지난 살아온 날들을 주마등처럼 관람할 뻔했던 것이다.


아무튼 회사도 가지 못한 채 약 먹고 누워서 안정을 취해보기로 했다. 좀 더 심하면 응급실 가서 사진 찍어봐야 하겠지만, 아직 괜찮은 거 같다.

살다 살다 별일 다 겪는 요즘이다. 돈도 떼이고...


by 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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