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이 시작되는 재의 수요일 미사에 참여했어요.
자리에 앉아 마음의 준비를 하는데 뒤에서 트림 소리가 들렸어요.
유난히 다른 사람이 몸을 가지고 만들어내는 소리에 민감하고
비위가 상하는 나는 그 소리가 아주 거슬렸지요
뭔가 참으려는 느낌도 없이 끄윽 하는 소리가 계속 들리는데 화가 확 치밀었어요.
더구나 모처럼 경건하게 미사에 참여하려는데 ..
저에게 떠오르는 이미지는 한 오륙십대 아저씨가 뒤에 서 있을거고
배는 튀어나와 있을 것이며 얼굴을 불콰할 것이고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뻔뻔한 표정일 것이다라는 거엿어요. 트림은 계속되고 전 점점더 불쾌해지고 내 모처럼의 신심과 경건함에 찬물을 끼얹는 이 상황이 사탄의 시험이란 생각까지 햇어요
안돌아보려고 안돌아보려고 애쓰다
확 돌아봤더니
글쎄 저보다 키도 훨씬 작은 나이든 할머니가 두손을 모으고 서 있는 거에요
사실 저도 나이가 들다보니 트림을 주체할 수가 없을 때가 있어요
딱 이해가 갔죠.
그 순간 저는 제가 지은 제 마음속의 감옥에서 뛰쳐나올 수 잇었어요.
왜 저는 그런 아저씨를 상상햇을까요?
왜 저는 그런 아저씨들에게 분노할까요?
그건 그간 제가 가진 선입견과 편견 내마음속의 조각난 분노 덩어리가 형상화한 것일거에요. 우리는 끊임없이 감각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그걸 있는 그대로 해석하지 않고 과거의 경험을 가지고 해석과 판단을 해요. 과거의 경험이 좋으면 좋게 나쁘면 나쁘게 좋으면 좋은대로 감옥이고 나쁘면 나쁜대로 감옥이죠.
그냥 아무 해석과 판단없이 잇는 그대로 통로가 되어야 하는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