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발광머리 앤 Aug 28. 2020

집 떠난 딸

코로나로 신입생 1학기를 날리고

2학기 기숙사 입사를 고민하던 중

집안에 냉장고 세탁기 인터넷 공유기가 다 고장나 버렸다.


냉장고 세탁기 오븐을 잇는 전기가 나가버린 것이다.

냉장고에 있는 것들이 다 상할 지경.

이틀을 이것저것 시도해보다가 시공사장님에게 연락했다.

인터넷도 kt에 전화했더니 당일날은 못 나온단다

내일은 올 수 있다기에 딸아이 기숙사 데려다 주기로 한 날이라

금요일 오전에 방문예약을 했다.


딸이 피아노 치러 간 동안 

우찌우찌 하다보니 인터넷이 된다!!

순간적으로 드는 생각

"인터넷이 되는 걸 알면 딸아이는 집을 떠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딸에게 인터넷이 되는 걸 절대 알리지 마라!"


밤 12시까지 보내야 하는 화일이 있었는데 

인터넷 되는 걸 알까봐 그것도 안 했다. 


인터넷이 안되나 도피할 곳도 없고 할일은 짐싸는 것 뿐!

그래서 담날 아홉시쯤 우리는 길을 나섰다.

서울까지 세시간에서 네시간

밤새 짐을 싸느라 졸린지 자는 딸옆에서

눈물도 나다가

속이 시원하다가

걱정도 되다가

오만가지 상반된 감정과 생각이 오간다.


그 모든 감정이 사랑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눈감아야 보이는 역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