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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광머리 앤 Oct 10. 2019

눈감아야 보이는 역설

마당에 새가 날아들었다.

두세마리가 이 나무 저나무 짹짹거리며 돌아다닌다.



사진을 찍어서 엄마한테 보냈다.

"엄마 새 찾아 보세요."

엄마가 답했다.

"새가 날아드는 집은 행복한 집이다."


신이 나서 친정식구들 단톡방에 올렸다.

"새 찾아 보세요." 


미국 사는 언니가 우리집에 새가 있냐고 한다.

엄마가 니네 집엔 새, 토끼, 사슴, 공작, 거북이 심지어 곰까지 다 왔다간다고 했다.

집이 무신 사파리도 아니고...


언니가 

"엄마 그게 다 생각나세요?"

했다. 


엄마는 언니가 세째, 네째 낳을 때 가서 산후조리를 도왔다.

그 밖에도 언니가 힘들때 짬짬이 미국에 몇달씩 머물렀다. 


엄마 왈

"그래 눈감으면 다 떠오른다."

고 하셨다. 


그 메시지를 읽는데 

눈물이 났다.


이제 나이들어 다 다닐 수는 없고

눈감고 

이제 

두고 가야 하는 것들을 

떠올리며 사는 삶에 대해 

그 삶이 잉태하고 키워낸 나의 삶에 

어떻든 감사한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자식들의 삶이

이제 눈감아 떠오를 때

남은 기간 너희들을 위해 기도한다 하시면

결코 못 갚을,

갚을 수 없는 애정이 

무거운 짐으로 다가온다. 


엄마가 곧이어

"대니네 집엔 별들도 무수히 찾아온다."

하셨다.


나이드니 점점 시인이 되어가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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